[음반평] 존 본 조비, Destination Anywhere

80년대를 대표한 팝 뮤지션을 꼽는다면 록 그룹 본조비를 들 수 있을 것이다. 80년대의 록계는 영국계로 대표되는 초반부의 테크노, 뉴웨이브와 미국세가 강했던 후반부의 헤비메탈로 대변될 수 있다. 그 중간시기에 나타난 것이 대중성이 강한 록 뮤직이며 본조비가 이를 대표하는 대명사로 통했다. 본조비는 그룹의 이름이면서 리더싱어인 존 본 조비의 성이기도 하다.

본조비와 비슷한 시기에 활동하며 인기경쟁을 겨룬 많은 록 밴드들이 멤버를 교체하거나 이름만 내건 3류 밴드로 전락하는 동안에도 본조비는 큰 변화없이 지속됐고 90년대에도 상업적인 성공을 거뒀다. 밴드 멤버중 존은 80년대에 서부극 영화 「The Young Guns」의 사운드 트랙을 일종의 솔로앨범 형태로 발매해 「Blaze of Glory」라는 히트작을 냈다.

그룹활동과 음악 외적인 일로 공사다망한 존이 이번에는 두번째 솔로앨범 「Destination Anywhere」를 냈다. 정상적인 그룹활동을 하면서 솔로앨범을 내는 것은 보통 「자기만의 음악을 실험해보고 싶어서」다. 특히 대중성이 강한 그룹에 몸담고 있는 이들이 그런 핑계를 잘 대는데 존의 앨범을 들어보면 실험성 쪽은 아니다.

하지만 그룹 본조비의 음악과는 색깔이 다르다는 점이 솔로앨범 발표의 변은 될 수 있을 것이다. 본조비가 젊은이들 구미에 맞춘 록 음악을 추구한다면 존은 그보다는 조금 더 성인팬들을 노리고 있는 모양이다. 이제는 본조비 그룹에 신세대니, 폭발적 에너지니 하는 말은 어울리지 않지만 존의 음악에서는 나이 든 록팬이 선호할 만한 여유로움이 물씬 풍기기 때문이다.

팝 취향이 많이 가미된 「Queen of New Orleans」와 「Midnight in Chelswa」 등 지명이 들어간 곡들이 유달리 듣기 좋다. 존의 소속 음반사가 솔로전향 앨범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음반의 홍보활동을 크게 벌이고 있는 것은 그만큼 좋은 성적이 기대되는 까닭일 것이다.

<박미아·팝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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