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효율등급 개선 시급

정부가 에너지 소비를 절약하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 에너지효율 등급표시제의 개선이 시급하다.

27일 관계기관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통상산업부는 일반 기업의 절전형 제품개발을 독려하고 일반 소비자들의 에너지 절약의식을 함양하기 위해 냉장고, 에어컨, 백열전구, 형광램프, 안정기, 승용차 등에 에너지효율 등급을 표시하고 있으나 실제 판매된 제품 가운데 많은 제품이 고효율등급 제품으로 분류되지 못하는가 하면 소비자들의 고효율 제품에 대한 의식이 상당히 미흡한 실정이다.

올해 통상산업부로부터 에너지효율 등급을 받은 1천5백13개의 모델제품 가운데 1,2등급을 받은 고효율 모델은 전체의 47.5%에 해당하는 7백18개로 지난 95년에 비해 3.8%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냉장고의 경우 1,2등급 모델의 비중이 95년 82.8%에서 작년에 60.9%로 급락했으며 에어컨의 고효율 모델비중이 같은 기간 동안 97.0%에서 95.6%로 다소 줄었다.

가전업체들의 고효율제품 개발이 미진한 것 이외에도 전자제품의 구매를 결정하는 소비자들의 에너지효율 등급을 별로 고려치 않고 있다.

최근 통상산업부가 에너지경제연구원에 의뢰해 전국 4천8백87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에너지 총조사결과」에 따르면 92년 9월 에너지 소비효율 등급표시제를 실시한 후 에너지효율 등급 대상품목을 구입한 가구는 조사대상 가구의 81.6%에 이르지만 이들 가운데 14.2%가 에너지 소비효율 등급표시제품을 구입해 에너지 비용을 크게 절약했다고 대답했을 뿐 나머지 대부분의 가구들은 에너지 절감효과가 미흡하거나 관심이 없다고 대답했다.

특히 등급표시 제품구입 동기를 묻는 질문에 대해 전체응답자의 58.2%가 「교체시기가 됐기 때문」이라고 대답해 가장 많았으며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서」라고 응답한 경우는 15.2%에 불과했다.

일반 가정의 에너지 절약 및 실천의 기본이 되는 온도계의 보유 여부에 대한 질문에서 전체 응답자의 25% 정도만이 실내온도를 재면서 에너지 절약에 나서고 있을 뿐 대부분의 가정이 그렇지 못한 것으로 조사돼 에너지 절약을 위해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에너지 소비효율 등급표시제」가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에너지 절약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에너지효율 등급제가 당초 목적대로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기업의 최저효율 기준 미달제품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소비자들의 절전의식을 함양할 수 잇는 다양한 홍보활동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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