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호출기를 비롯해 이동통신단말기,부가통신,멀티미디어 등으로 창립 6년만에 컴퓨터 정보통신업계의 무서운 신예로 주목받는 기업 팬택의 박병엽 사장(35)에게 지난 시절은 참으로 바쁘고 힘겨운 시간들이었다.숨가쁘게 달려온 만큼 회사의 규모와 매출액은 급팽창했지만 개인적인 측면에서는 많은 인내와 아픔을 삼켜야 했던 나날들이었다.
이처럼 바쁜 일상 중에도 그가 취미로 간직하고 있는 것은 자동차여행이다.주말이 되면 그는 가족과 함께 전국 곳곳의 자연을 찾아 자동차를 달린다.자연이 있고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좋다.
목표지를 정하고 지도를 보며 길을 떠나는 대부분의 사람들과 달리 그의 가족은 별 목적지 없이도 길을 떠난다.목적지는 물론 지도 없이 여행에 오른 적도 한 두 번이 아니다.가족이 편하게 쉴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어디든지 그 곳이 곧 종착지가 된다.
이렇게 길을 달려 의정부,포천,가평,양평,포천 등 서울 근교는 물론 충주,수안보,부여,지리산,심지어 멀리 부산까지 그가 자동차로 여행을 다녀온 곳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다.
설악산 해안근처에서 거북이를 잡았던 일이나 속리산 계곡에서 뜰채로 붕어를 낚았던 일 등 여행 중 기억에 남는 추억거리도 한두가지가 아니다.
이렇듯 자동차 여행이 그의 취미로 자리잡히기 시작한 것은 지난 94년.
일에 겨 함께 할 시간도 제대로 마련치 못했던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이 그 계기였다.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마련하기 위해 생각해 낸 것이 바로 자동차 여행이었던 것이다.
처음부터 가족과 관계된 취미였던 것만큼 그의 가족은 자동차 여행과 결코 뗄래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요소다.아직 자동차 운전면허가 없는 그이기에 운전은 아내가 하고 있는 것.아내가 없었다면 그가 자동차여행을 취미로 떠올리는 것도 불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여행 중 공장이나 사원연수원을 세우면 참 좋겠다고 생각되는 곳들도 많이 있었습니다.현재 사원연수원 부지로 구상중인 곳도 자동차 여행 중에 떠올린 곳이죠.』
달려온 거리보다는 도전해야 할 분야가 더 많다고 느끼는 박사장에게 자동차 여행은 이제 취미로써 뿐 아니라 사업상으로도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일과가 된 것이다.
<김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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