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향계] 일본 디지털 방송사들 시청자확보 경쟁 치열

일본 디지털 위성방송업계에 시청자확보경쟁이 치열하다.

지난 96년 10월 퍼펙TV가 다채널 위성방송을 시작한 이후 JSkyB와 디렉TV 재팬 등도 단계적으로 디지털 위성방송을 시작한 방침으로 시청자 확보 경쟁에 바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 디지털 위성방송업체들이 시청자확보 경쟁에 이처럼 분주한 이유는 최소한 4백만 세대가 가입해야 업체들의 채산성이 맞기 때문.

게다가 오는 97년 통신위성을 통한 디지털 방송이 시작되면서 채널수가 3백50개까지도 확대될 수 있어 채널당 시청자 확보경쟁이 어느 때보다도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위성방송업체들의 시청자 확보경쟁에서 가장 여유있는 모습을 보이는 곳은 유일하게 방송을 시작한 퍼펙TV로 지난 5월 상반기 목표량인 30만 세대의 가입을 달성,시장 선점을 확신하고 있다.

이토추(伊藤忠)상사 등 대형상사가 모체인 퍼펙TV는 현재 82채널을 소유하고 있는데 지난 5월 상반기 목표가입자를 확보함에 따라 올해목표를 60만명에서 80만명으로 수정하기까지 했다.

이를 위해 퍼펙TV는 3천5백명에게 무료시청권 등의 경품을 걸고 맹렬한 홍보활동을 전개하는 등 치열한 시청자 확보경쟁을 벌이고 있다.

퍼펙TV에 이어 디렉TV재팬도 시청자 확보를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는데 이 회사는 타사들의 시장선점을 방지하기 위해 당초 내년초 시작 예정이던 방송 개시 일자를 오는 10월로 앞당겼다. 10월부터 방송을 시작,일본의 보너스 지급 시기인 연말시장을 집중 공략한다는 것이다.

디렉TV재팬이 시청자 확보를 위해 최대의 무기로 내세우고 있는 것은 프로그램과 화질. 이를 위해 미국의 휴즈가 전수해준 고선명 화면을 최대한 부각시켜 시청자 확보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애니메이션 소프트를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는 도쿠마(德間)서점을 공동출자자로 끌어들이고 미국 디렉TV의 프로그램 중 일본 시청자의 구미에 맞을 만한 프로그램들을 엄선, 프로그램의 차별화로 승부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봄부터 방송을 시작할 J스카이B(JskyB) 역시 소니와 후지TV라는 강력한 프로그램 기업을 파트너로 영입, 시청자 확보를 다짐하고 있다.

머독의 뉴스코퍼레이션사와 일 소프트뱅크사가 각각 3억∼4억달러를 투자한 J스카이B는 영화 및 음악 분야에서 독보적인 엔터테인먼트 콘텐트 보유사인 소니와 일본 최대의 민방인 후지TV를 등에 업고 방송의 차별화를 겨냥하고 있다.

하지만 시청자 확보 경쟁을 위한 일본 위성방송사들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일본의 지상파 방송들은 긍정보다는 우려의 반응을 보이고 있어 이들의 앞날이 순탄치는 못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일본 전국의 4천3백만세대 중 1할에 해당하는 4백만세대의 가입이 각 디지털 위성방송사의 손익분기점으로 추정되고 있어 이들 3사만 합해도 무려 1천2백만세대가 위성방송에 가입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는 내년 중반에는 방송계의 인수 및 합병 움직임이 본격화, 결과적으로는 2개 정도의 사업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시장이 큰만큼 사업의 성패도 뚜렷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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