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개발연구원은 17일 프레스센터에서 통신과 방송의 융합을 주제로 제9차 국제학술대회를개최했다.방송과 통신의 융합이 미디어 및 정보통신산업의 최대이슈로 떠오르고있는 가운데 열린 이날 행사에서는 미국,영국,일본등 주요국가들의 관계전문가들과 국내의 정보통신 및 방송전문가들이 참석,활발한 토론을 전개했다.3개분과로 개최된 이날 학술대회의 주요논점들을 요약 정리한다.
<편집자 주>
제1분과 : 융합의 의미와 파급효과
▲산업적 측면에서 본 융합의 의미와 산업적 효과 (토머스 볼드윈 美미시간주립대교수)
통신과 방송의 융합은 기술적, 산업적, 서비스측면의 융합을 포괄한다. 광대역화 등 기술발전으로 음성, 영상, 데이터서비스가 융합되고 전화, 다채널TV, 컴퓨터기능이 융합된다.이런 기술적 통합은 분리된 산업의 융합과 콘텐트의 융합을 낳는다.여러 차원의 융합으로 기업간 또는 국가간 제휴나 합병등 기업의 국제적 융합도 예상된다.
이같은 융합의 방향으로는 복수의 네트워크(망)사업자의 분배망과 서비스 제공망을 위주로한측면과,단일분배망을 통한 서비스 제공자의 융합등 두가지가 있다.전자의 경우엔 복수의 통합광대역망 구축에 따른 비용문제,후자는 네트워크에 대한 콘텐트업체 및 전문 서비스제공자의 공정접속 문제가 제기된다. 어떤 모델이 적용되건 통신과 방송융합체제에서 수익의 상당부분은망자체가 아닌 부가서비스 및 콘텐트로부터 나올 것이 확실시된다.또 콘텐트제작자들의 프로그램 분배방법도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요금부가체제는 정보의 무료이용에 길들여진 소비자로서는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겠지만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자신이 구매한 정보에 대한 기대와 가치부여도 높아질 것이다.또 융합환경은새로운 기업문화를 형성하며 고도커뮤니케이션체제에서의 성공을 위해서는 변화에 대한 혜안을 가진 전문경영인의 등장이 요구된다.
▲ 소비자와 미디어 입장에서 본 의미와 영향 (유재천 한림대 신문방송학과교수)
통신과 방송의 융합이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가져다 주고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는 장점도 있지만 정보과잉, 정보의 생산과 소비간의 불균형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또 융합으로 많은서비스가 등장하더라도 다양성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융합환경에서도 기존 미디어의 영향력이나이용형태가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지상파방송의 역할은 중요하며 사회적통합을 위한 공적 과업수행을 위해 공영방송의 존속이 필요하다.
방송과 통신의 융합은 종래 통신에서만 적용되던 보편적 서비스의 확대를 요구한다. 보편적서비스 뿐 아니라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보편적 접근을 보장해야하며 이를 위해선 방송과 통신의 융합을 단지 산업적측면에서만 보지말고 수용자 복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제2분과 : 각국 사례 및 정책이슈
▲미국의 사례(메리디스 존스 美FCC 케이블서비스국장)
무선기술의 빠른 발전이나 디지털기술로의 융합 등 최근의 기술혁신은 정보통신산업에서 오랫동안 유지돼왔던 독과점적인 시장구조에 변화를 주고있다. 또 디지털기술의 발전은 유선을 통해 음성 뿐 아니라 데이터나 화상의 전송을 원활하게해 기존 전화사업자의 사업다각화를 촉진시키고 있다.통신사업자들은 영상서비스 송출에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하고있고 이를위해 케이블TV 사업에대한 투자를 늘리고있다.또한 미국가정의 97%에 도달하고있는 케이블 TV 서비스도 방송통신의 융합의 중심축에 위치해있다.
이같은 기술진전에 따라 미국 정부는 지난해 통신법을 개정했다.시장을 개방,새로운 진입자에게 최대한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 중심내용이다.서비스 제공방식이나 내용에 대해 자유로운 기회를 제공, 궁극적으로 시장기능에 의해 가장 효율적이며 소비자, 사업자, 국가경제에가장 유익한 시장구조가 선택될 것이다. 정부는 또 정보통신산업의 공적인 역할도 고려해야 한다.이를 위해선 정부가 사업자들에게 공익수행의 의무를 부가해야하고 정부가 수행할 역할을 빨리 찾아나가야 한다.
▲영국의 사례(질 힐스 英시티대학교수)
90년대 들어 영국은 정보통신,위성방송,케이블TV,지상파의 디지털화 등 급격한 변화를 맞고있다.영국내에서 방송과 정보통신기술의 융합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영국에서는 케이블TV사업자가 별도의 가입자선으로 통신 및 방송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허용했고 BT와 같은 통신사업자역시 케이블TV SO(종합유선방송국)를 소유,방송사업도 할 수 있도록 했다.
B스카이B 같은 상업방송사들은 위성방송,디지털 TV의 진전속에서 방송시장내에서 강력한 힘을 갖게 됐으며 이에 대한 규제가 새로운 관심사로 부상했다.이러한 방송과 통신의 융합에 대한 규제의 논의도 10여년동안 꾸준하게 진행해왔다.앞으로는 방송과 통신의 융합에서 나타나는 규제논의가 정치적 문제로 변환될 것이다.영국의 경험을 바탕으로할때 규제기관을 결정하는 것은 기술이라기 보다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달려있다.
▲일본의 사례(마사키 아리마 도큐케이블TV통신사업본부장)
수년동안 일본에서의 정보통신 기술발전은 사회체제를 흔들정도로 급진전되고있다.2000년까지 발사할 BS4호기의 디지털결정,통신위성을 이용한 디지털 방송사업,NTT의 분리 및 NTT의 개방형 컴퓨터 네트워크서비스 등 방송과 통신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매우 급진적이다.
그러나 일본의 방송과 통신의 융합의 상징적 사례는 케이블TV의 고속데이터서비스이다.
이는 93년 말 우정성이 케이블 TV산업에 대한 탈규제 및 시장개방정책을 도입하는 한편 초고속망 정책이 발표되고 기술진전이 뒤따르면서 케이블TV산업은 방송과 통신의 융합의 상징이 되고있다.
일본의 케이블TV업계의 방송통신융합기술은 양방향 전송이 가능한 7백50MHz급 동축케이블에 기초하고있으며 도큐케이블 TV역시 이를 바탕으로 부가통신서비스를 추진하고있다.현재 케이블 TV네트워크와 케이블 모뎀을 이용해 초고속 데이터전송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앞으로 정보처리 및 가공,지역정보 제공,멀티미디어 콘텐트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제3분과 : 융합촉진을 위한 정책이슈
▲공공적 정책이슈(조지 휴피스 英KPMG 프로젝트 매니저)
통신과 방송의 융합은 △주파수의 희소성문제 해소 △방송사업자에서 최종소비자로의 통제력 이동 △규모의 경제를 이용한 새로운 수익원 창출 등의 의미를 담고있다.장기적으로 융합시대에는 내용물에 대한 등급심사제 이상의 규제는 배제돼야한다. 정부로선 보편적 접근 보장의 요구를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련의 보편적서비스영역을 설정하고 이중 기본서비스는 누구나저렴한 가격에 제공받을 수 있도록 기회를 보장해야할 것이다.
과도기의 규제정책에서 고려해야할 사항은 여러 부문간의 융합이 진행되더라도 부문별 규제는 여전히 필요하다는 점이다. 또 규제는 상호운용 가능성, 상호접속,투명성을 보장해주어야 하며 독점시장에 단기간동안 시장진입자를 증대시키려면 특별조치가 필요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여러 기술간의 경쟁을 촉진시키는 정책이 필요하다.
기존 사업자들의 신규시장 진출에 대해서는 경쟁은 진작시키되 독점은 방지한다는 입장에서 해결점을 찾아야한다. 새 서비스가 늘어나고 이용자수가 포화상태에 이르면 기존 공영방송서비스의 역할과 제공여부에 대한 평가도 새롭게 내려져야 한다.
▲규제변화의 필요성 (디미트리 입실란티 OECD 정보통신서비스 정책담당관)
융합이란 단지 통신과 방송을 통합하는 것만은 아니며 이는 새로운 멀티미디어서비스를 발전시키는 과정이기 때문에 새로운 정책적 접근방식이 요구된다.검토해야할 이슈로는 상호접속, 허가, 기술표준, 보편적서비스, 요금, 교차소유제한 등이 있다. 여기에 위성망, 인터넷 등이 통합되기 때문에 국제협력 또한 중요하다. 비효율적인 시장, 높은 가격, 경쟁의 비활성화는 융합과정에 저해요인이 될것이다. 융합에 따른 경제적, 사회적 복지 달성은 새로운 서비스의 확산을 지지하고 산업간 융합을 증진, 효율적인 가격구조를 갖는 시장구조의 발전에 달려있다.
▲한국에서의 통신과 방송 융합정책전망(김도환 통신개발연구원 정보통신산업연구실팀장)
통신과 방송의 융합으로 새로운 경계영역적 서비스가 등장하는 시대에서는 새로운 규제패러다임이 필요하다.융합시대에서 경제적 측면의 새로운 규제의 핵심은 각사업체간의 갈등이나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독점행위 방지 등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 또 소비자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법적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 자율화된 시장체제를 보완해야 한다. 보편적 서비스 원칙의 유지,다원주의와 소수의 권리 보호, 소비자 보호 역시 중요한 규제문제중 하나로 부상할것이다.
콘텐트 제공자들에겐 사회적 측면의 규제, 즉 공익이나 소비자 보호, 서비스 제공업자들을위한 공정접속 등이 적용될 것이며, 서비스제공업자에 대한 규제의 경우 원칙적으로 진입장벽은 완화되어야 하지만 지배적사업자의 사회적 영향력을 고려, 일종의 인허가제도가 적용될 수도 있다.망운영자의 경우 망간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업체들간의 상호소유를 방지할 수 있는소유권제한이 적용되어야하며 업체들은 서비스제공자들의 공정접속을 위한 책임을 져야한다.
그동안 방송분야의 자율화는 통신분야에 비해 그리 활발하지 못했다. 사회적 영향력을 감안,지상파방송의 경쟁도입은 다소 늦출 수 있지만 뉴미디어시장의 경쟁 도입은 지체없이 진행돼야 한다. 또 현재의 네트워크는 지속적으로 확대,고도화되어야 한다.
통신, 방송, 컨텐트산업, 정보기술의 융합은 우리 생활을 완전히 변모시킬 것이다. 따라서 전반적인 정책틀은 경제적 측면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사회적, 문화적가치를 망라한 모든측면을 감안해야 한다.
다른 국가들도 이같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중이다. 이들의 주요 추세는 기존의 이원화 규제체제에서 시장의 효율성과 공익을 증진시킬수있는 체제로의 변화다.우리도 정보통신산업의 발전을 촉진시키기 위해 시의적절한 대응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정리=조시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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