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국의 삼성 가전품 판금

삼성전자의 가전제품이 중국에서 판매 중지 처분을 받았다는 보도다.

중국 四川省의 상업검사국이 성내에 유입된 삼성전자의 컬러TV 2개 모델과 비디오CDP 3개 모델, 냉장고 2개모델 등 모두 7개 모델이 상품검사법규를 위반했다며 판매금지령을 내렸다는 것이다. 이른바 중국의 전기전자안전규격인 장성마크(CCEE)와 통관시 중국의 수출입검험국으로부터 인증을 받아야 하는 「CCIB」규격을 획득하지 않고 판매한 혐의라는것이다.

이번 사태가 중국 가전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는 삼성에 대한 제동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중국 정부가 자국산 전자제품의 보급을 늘리기 위해 외국산 제품에 대해 각종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수입품에 대한 높은 관세률 책정이나 까다로운 각종 안전규격의 제정등 다양한 방법으로 「무역장벽」을 쳐왔다는것이 저간의 사정이다. 특히 안전규격을 포함한 각종 제약은 중앙정부의 규정과 지방정부의 기준이 다른 경우가 많아 외국업체들이 수출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특히 이번에 문제가 된 규격은 중국이 지난해 10월부터 취득을 의무화한 것이어서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생소한 것이라는 것이다.

삼성측은 이번에 판금조치된 제품이 삼성이 직접 중국에 수출한 것이 아니라 홍콩의 딜러를 통해 중국으로 수출된것이라는 설명으로 엄격히 보면 이 제품은 삼성이 중국시장을 겨냥해 직접 공급한 것이 아님은 분명하다.

그러나 세계적인 가전업체이며 세계 각지에 현지법인을 두고 있는 삼성이 자사제품이 현지 규격에 어긋나 판금조치를 받았다는 사실은 세계화를 지향하고 있는 삼성으로서 그냥 넘길 일이 아닌듯싶다. 뿐만 아니라 업계로서도 이문제를 삼성만의 문제로 볼것이 아니라 업계의 문제로 받아들여 원인과 대책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안전규격에 관한 규정은 모든 나라가 까다롭게 적용하고 있다. 사고사례가 드문 컬러TV나 냉장고의 감전, 폭발, 화재 등 안전사고와 전자파 방지를 위한 규격과 장치 등이 모두 안전규격에 포함될수있다. 우리나라도 전자제품에는 각종 규격을 정해 국내에서 생산된 것은 물론 외국산 제품에도 엄격히 적용하고 있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홍콩의 딜러에게 공급한 제품임으로 사천성이 정한 안전규격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변명은 이를 납득하기가 어렵다. 우리 가전업체들은 홍콩의 딜러에 공급한 제품이 중국으로 흘러들어간다는 것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사천성이 시정조치를 요구한 대상도 삼성제품을 중국시장에 판매한 홍콩의 딜러가 아니라 생산업체인 삼성이라는 것도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다.

따라서 삼성은 중국이 요구하는 각종 규격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다면 국제화에 구멍이 뚫려 있다는 사실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삼성의 가전제품 판금조치는 삼성이 각종 규격 인증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감하려는 데서 비롯된 자업자득의 일면도 배제할 수 없다. 규격인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면서 인증을 획득하지 않았다면 삼성으로서는 큰 실수를 저질은 것이다.

최근 중국 언론이 외국산 가전제품의 애프터서비스가 부실하다며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한 적이 있다. 중국은 지역이 넓고 가전제품 보급대수가 얼마되지 않아 외국업체가 애프터서비스망을 제대로 갖추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같은 상황을 외면한 채 애프터서비스의 부실을 꼬집고 있는 중국의 언론의 의도는 자국산 제품을 권장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번 삼성제품의 판금은 사천성에서 시작됐지만 다른 성으로 얼마든지 확산될 수 있다. 삼성의 이번사고로 한국 가전제품 모두가 마치 「함량 미달의 가전제품」인 것처럼 비쳐질 수도 있다. 초기 개척시장에서 좋지 않은 이미지를 얻는다는 것은 유망한 장래를 보장받기 어렵다 .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인구 12억의 거대한 시장인 중국에 대한 접근을 새로이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재정비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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