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인텔이 서로 손을 맞잡은 것은 디지털방송을 계기로 현재 전세계 PC업계와 TV업계가 「홈(home)시장」의 주도권 장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시점과 맞물려 국내는 물론 해외 관련업계의 관심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하다.
그렇지 않아도 디지털시대의 「거실 주도권」을 놓고 세계 정상급 초일류기업간 경쟁레이스가 점화되면서 PC업계와 TV업계에선 생존을 건 합종연횡의 전략적 제휴를 서두르고 있는 상황이어서 「삼성과 인텔의 악수」에 부러움과 경계의 눈초리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인텔은 다른 업체와 전사 차원의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데 인색한 기업으로 꼽히고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앤디 그로브 인텔 회장은 과거 삼성그룹이 반도체사업에 참여할 때 이병철 선대회장과 만나 교감을 나누기 시작한 후 오랫동안 신뢰를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로브 회장은 반도체 메모리사업이 인텔조차도 포기할 정도로 사업성이 복잡하다는 점 때문에 삼성전자의 진출을 만류하기까지 했다는 것.
그러나 삼성전자는 반도체 메모리시장에서 세계 1위의 업체로 도약하는 등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와 정보가전을 비롯한 다른 분야에서도 기대할 수 있는 기업으로 인텔측이 확신을 갖게 돼 이와 같은 전사적 협력체제를 만들어냈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그로브 회장은 앞으로 삼성전자와의 미팅에는 반드시 참석하겠다는 의사까지 표시했다고 삼성측은 전했다.
인텔이 삼성과 손잡은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도 홈시장 진출을 통한 제2의 도약을 수월하게 이루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가 보유하고 있는 정보가전 및 주변기기, 디지털 인터페이스에 대한 핵심기술과의 결합을 통해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홈시장을 장악함으로써 사이릭스나 AMD와 같은 후발 마이크로프로세서 업체들의 추격을 뿌리치겠다는 의도가 짙다.
삼성전자도 이번 협력을 통해 인텔이 주도하고 있는 PC시어터 쪽을 얻어내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PC시어터는 PC업계가 쉬운 사용법과 업그레이드, 손쉬운 주변기기와의 접속 등의 통해 PC가 가정에서 영상, 오락 등의 엔터테인먼트는 물론 양질의 정보서비스를 제공, TV를 제치고 홈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숙원적인 제품.
따라서 삼성전자는 PC시어터에 대한 노하우 및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면 정보가전시장에서 확고한 위치에 서게 돼 오는 2005년 세계 5위 전자종합업체로의 부상 목표를 어렵지 않게 달성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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