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한전자, 이지텍(구 한일써키트), 우진전자, 서광전자 등 중견 PCB업체들이 최근 재도약을 위한 다양한 변신을 시도,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국내 PCB산업 초창기인 70년대 중반∼80년대 초반에 설립돼 90년대 초반까지는 PCB업계를 선도해왔으나 최근에는 업계 선두권 유지는 커녕 중위권으로 추락할 위기에 직면,어떤 식으로든 변신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선 것이다.
실제로 새한전자, 이지텍, 우진전자 등 3사는 80년대 후반 대덕전자, 대덕산업, 코리아써키트 등과 비슷한 시기에 상장,어깨를 나란히하며 줄곧 선두권을 유지했다. 그러나 재투자의 타이밍을 놓친 9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삼성전기, LG전자 등 대기업은 물론 라이벌이었던 대덕,코리아써키트 등과도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엔 PCB업계의 신흥 선두그룹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이수전자(구 남양정밀), 심텍(구 충북전자), 청주전자 등에까지 외형에서 완전 추월당한데 이어 기주산업, 대협전자 등 후발 중소업체들의 강력한 추격을 받아 2류 업체로 전락할 위기를 맞고 있는 실정이다.
선두권 재진입의 기치를 내걸고 변신에 가장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업체는 새한전자. 75년 창업,줄곧 3위권을 유지하다 현재 9∼10위권까지 밀려난 새한은 최근 적극적인 해외사업과 대대적인 설비투자를 통해 승부수를 띄웠다. 작년 구미공장에 대단위 설비투자를 한데 이어 멕시코에도 대규모 단면PCB라인을 구축,곧 본격 가동할 예정이며 연내에 중국공장도 설립한다.
취약했던 산업용 PCB부문을 대폭 강화하고 있는 것도 새한의 변신 전략중 하나. 단면 업체의 이미지가 강했던 새한은 최근 에폭시 분야,특히 다층PCB(MLB)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실시,이미지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시화공단에 대규모 공장부지를 확보,고부가 박판PCB 전용라인 구축을 물밑 추진하고 있다.
작년 말 미국의 한국계 컴퓨터 유통업체인 EZC에 인수된 이지텍은 정보통신업체라는 이미지 부각과 함께 PCB부문에 대한 재투자에 나섰다. 이지텍은 정보통신기기용 PCB 자체수요와 본격적인 미국 수출을 바탕으로 앞으로 MLB사업강화에 초점을 둘 방침이며 이를 위해 올해만도 약 80억원 이상의 대형투자 계획과 안산공장의 레이아웃 조정 등 구조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90년대 초반 극심한 노사분규로 고성장에 급브레이크가 걸려 고전을 면치못했던 우진전자는 사업다각화로 승부를 걸고 있다. 우진은 우진BTS란 자회사를 통해 특수 건축내장재사업을 이미 수년전부터 병행하고 있고,무정전 전원장치(UPS), 어댑터 등 세트형 부품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부천, 김포지역 케이블TV SO(방송국)사업참여도 추진중이다. PCB부문은 주목할만한 투자 계획은 아직 없지만 최근 남동공단에 도금 등 일부 공정을 소화할 2공장을 확보,노후한 부천공장의 레이아웃 재편에 들어갔으며 본격적인 설비교체에 필요한 약 40억원의 투자계획을 갖고 있다. 우진은 최소의 투자로 수익성을 극대화하는데 중점을 둘 방침이다.
79년 설립된 서광전자 역시 부천 생활을 청산하고 95년 말 천안에 최신식 대형공장을 구축,1년여에 걸친 체질개선작업을 거쳐 본격적인 변신에 나섰다. 서광은 루슨트테크놀로지스를 통한 직수출 착수와 테플론PCB 등 특수 PCB사업,미국의 협력업체인 웨스텍社를 통한 OEM마켓 확보를 무기로 재도약을 위한 힘찬 시동을 걸고 있다.
「PCB는 사람이 아니라 장비가 하는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PCB가 빠르게 장치산업화돼 자금력에 따른 업체별 부침이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새 중, 하위권으로 전락한 이들 4업체가 재도약을 위한 변신전략으로 과연 선두권과의 격차를 얼마나 좁히며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중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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