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전송망사업자(NO)인 한국전력과 중계유선방송 사업자들간의 한전전주를 둘러싼 중계유선망 싸움은 해묵은 논쟁거리였음에도 이번에 한꺼번에 불거진 것에 대해 관련업계가 궁금해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계유선방송업계에서는 『한전이 이달말과 오는 7월초로 예정된 2차 케이블 TV 종합유선방송국(SO)및 NO허가를 앞두고 사전에 유리한 입지를 굳히기 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한국전력은 지난해말 서울을 비롯한 5대 광역시와 경남 창원등 전국53개 1차 SO구역내의 중계유선사업자들에게 공문을 보내 한전전주에 설치된 중계유선선로를자진철거토록 요청했다.이에따라 올초 서울의 일부 지역과 충남 천안,경남 창원등지에서는 한국전력과 중계유선 사업자간 한전의 전력주에 설치된 중계선로의 철거문제를 둘러싸고 서로 고소하는 등 물의를 빚기도 했다.
한국전력측은 △중계유선측이 전주를 무단으로 불법사용하고 있고 △각종 전력사고를 유발할 우려가 있으며 △이를 허용할 경우,불법을 용인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이를 허가할 수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중계유선측은 △지금까지 수십년간 이를 용인해오다가 지금에 와서 철거하라는 것은 한전측이 전송망 사용료 수입을 바라는 것에 다름 아니고 △이번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으로 말미암아 중계유선사업자도 통신사업진출이 가능해지자 이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며 △중계유선 사업자들도 한전주를 합법적으로 임대하기를 바라고 있다는 점을 들어 한전측의 일방적인 횡포라고주장하고 있다.
특히 중계유선사업자들은 한전이 서울등 1차SO 구역내의 중계유선방송 업체들에만 공문을보내 중계유선망을 철거하라고 요청하고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사실 한전은 2차 SO구역의중계유선업체들에게는 철거요청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중계유선사업자들은 한전이 1차 SO구역내의 업체들에 대해서만 철거요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볼때,한전측의 의도가 여실히 드러난다고 주장하고 있다.이들은 한전이 2차 SO사업구역에서 2차 NO사업을 펼쳐야 하기 때문에 당분간 진행과정을 지켜보려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즉 혹시 지금의 중계유선방송사업자중에서 2차 SO사업자로 지정될지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중계유선사업자나 이들이 포함된 컨소시엄에서 사업권을 획득할 경우 괜히 적을만들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중계유선사업자들은 2차 SO구역내의 중계유선업체가운데 2차 NO사업자로 누가 나설지를 한전이 현재로서는 알 수 없기 때문에 당분간 결과를 지켜보자는 유보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일부 중계사업자들은 또다른 이유를 제시하기도 한다.즉 한전이 궁극적으로는 중계유선사업자들로부터 더많은 전주 사용료를 받아내거나,이를 견디다 못한 중계유선사업자로 하여금 중계유선망을 자진철거토록 하기 위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이를테면 한전은 일부 지역의 중계유선사업자에게 중계유선 월시청료의 40%를 전주이용료로 내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월시청료가 3천원일 경우 한전측의 전주이용료 1천2백원은 같은 기간통신사업자인 한국통신의 통신주 1본당 임대 사용료 1백30원에 비해 엄청나게 비싸다.
이 때문에 한전과 중계유선방송과의 마찰은 2차 SO 및 NO사업자 허가가 이뤄지면 전국적으로 발생,더욱 골이 깊어질 것으로 관련업계는 전망하고 있다.즉 한전은 케이블TV 전송망사업자로 나서서 전국에 걸쳐 망을 구축한 뒤 각종정보통신 사업을 펼칠 계획이기 때문이다.
또 이같은 전망은 한전이 케이블TV NO사업자로서 공보처의 후원을 받고 있고,중계유선방송은 정보통신부의 2차 NO사업자 지정을 앞두고 있어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조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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