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美타임워너 FSN 중단선언의 의미

최근 발표된 미국 타임워너(TWC)사의 FSN(Full Service Network)중단선언이 전세계 방송계에 상당한 충격을 주고 있다.

전국적인 양방향 케이블TV망을 구축함으로써 오락,쇼핑 등 다양한 양방향서비스를 구현하겠다는 타임워너의 FSN프로젝트는 정보고속도로의 구축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야심찬 계획으로 지난 94년말 추진됐으며 팡파르를 울릴 당시만해도 이 계획은 상당한 가능성이 비쳐졌었다.

당초 타임워너가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시작한 FSN프로젝트는 4천여가입자에 수천달러가격의 세트톱박스를 공급하고,가입자들간 양방향 게임서비스,주문형 비디오,피자배달 등 홈쇼핑서비스등 다양한 기능들을 구현해왔다.게다가 타임워너는 미국내 1천2백만가입자를 확보,TCI에 이어 제2의 케이블TV사업자로 활동하고 있었으며 초고속망서비스의 기본요건인 컨텐트사업과 자본력에서도 눈부신 성과를 나타내고 있어 주목을 끌었다.

타임워너가 여타 케이블TV사업자들과 마찬가지로 이같은 계획을 포기한데에는 두가지 요인이자리잡고있다.

먼저 손꼽을 수 있는 것은 기술적인 사항이 아닌 비용적인 측면이다.전문가들은 타임워너의포기선언은 기술적인 문제가 아닌 기술실현을 위한 과다한 투자비 부담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한다.

타임워너측은 FSN을 구축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자금을 투자했는 지 밝히고있지 않지만 전문가들은 전국적인 규모로 고도의 케이블TV시스템을 갖추는데는 너무많은 비용이 소요된다고주장하고있다.타임워너는 올랜도 시범서비스를 위해 486컴퓨터의 10배기능을 갖는 케이블TV용 세트톱박스를 4천여 가입자에 보급한 상태로 시범서비스만을 위한 투자비만도 수천만달러에 달했다.

이같은 비용문제때문에 타임워너는 시작부터 FSN프로젝트의 구현에 주춤주춤하는 모급을 보여왔고 최근에는 FSN을 단순히 테스트 또는 시장조사를 위한 데이터 확보 차원으로 운용해왔다.시장조사기관인 양키그룹의 한분석가는 『불행스럽게도 FSN은 약간의 시장조사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외에는 상용화를 위해 너무나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고비용 기술』이라고 지적하고있다.

다음으로 양방향분야에서 기술개발노력이 다양한 케이블TV시스템의 기능구현이 아닌 거의 인터넷에 치우쳐왔다는 점이다.양방향 케이블TV시스템 구현을 위해서는 다양한 기술개발노력이 병행돼야 하나 이같은 노력이 케이블모뎀을 통한 고속인터넷서비스외에는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타임워너의 FSN중단선언이 모든 것에 대한 포기로 이어지는 것 같지는 않다.비록 올랜도 프로젝트는 중단했을 지라도 타임워너가 오하이오주 애크런에서 엑스칼리버그룹과 공동으로 실시하는 고속데이터시스템 「로드런너」과 메인주의 포틀랜드에서 올해부터 실시한고속데이터서비스등에 대해서는 포기선언을 하지않았기 때문이다.

타임워너의 제랄드 레빈회장은 지난 5월초 가진 기자회견에서 케이블모뎀을 통한 양방향서비스 구현에 대해 상당한 기대를 표명했었다.이를 전제로 한다면 케이블TV망을 통해 정보고속도로 시장을 선점해 나가겠다는 타임워너의 야심찬 계획은 FSN포기와는 상관없이 중간단계기술로서의 케이블모뎀 상용화를 통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조시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