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기계업계, 대기업-中企 전략적 제휴 활발

공작기계 업계의 불황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공작기계 대기업과 중소업체간 전략적 제휴가 매우 활발하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공작기계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던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최근들어 OEM 및 판매제휴를 맺는 등 전략적 제휴가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이처럼 대기업과 중소업체간 제휴가 활발한 것은 대기업의 입장에서는 큰 비용이나 인력을 투입하지 않아도 다양한 제품을 갖출 수 있는 데다 불경기로 인해 비교적 고가인 CNC(컴퓨터 수치제어)선반이나 머시닝센터 판매가 부진해 이같은 판매부진을 보전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되고 있다.

반면 중소업체는 비록 대기업의 하청업체로 전락하고 수익성도 낮아지기는 하지만 인건비와 비용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할 수 있어 경기가 회복되기까지 회사를 유지해 후일을 기약하는 것이 도산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는 판단인 것으로 분석된다.

대우중공업은 중소업체인 한국공작기계로부터 소형 선반을 OEM으로 납품받고 있는 데 이어 최근 남북과도 탭핑머신을 OEM으로 공급받아 판매하는 등 중소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정공은 진영정기로부터 방전가공기와 연삭기, 대구중공업으로부터는 소형 선반을 OEM방식으로 납품받아 판매하고 있다. 특히 대구중공업은 생산량의 거의 전부를 현대정공 납품물량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중공업은 광주남선선반으로부터 범용선반을, 봉신중기로부터는 밀링머신을, 금창정밀로부터는 NC밀링을 OEM으로 납품받아 판매하고 있으며 두산기계는 남북으로부터 드릴링머신 5기종과 남선정공으로부터는 범용선반 9기종, 남선기공으로부터는 범용밀링 7기종을 OEM 공급받고 있다.

기흥기계산업으로부터 밀링머신과 한국공작기계로부터 소형 선반을 공급받고 있는 삼성항공은 최근 동협정밀과 갱타입 선반의 OEM 계약을 추진, 납품가 문제로 성사되지는 못했으나 중소업체와의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유일기계공업으로부터 평면연삭기를 OEM 공급받고 있는 화천기계는 최근 영창기공과 아세아기공사로부터 드릴링머신을, 한국화낙으로부터는 CNC탭핑머신을 공급받아 판매에 들어갔으며 통일중공업도 품목 다양화를 위해 OEM 계약이 가능한 중소 전문업체를 물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CNC선반과 머시닝센터 등은 대기업이, 방전가공기, 연삭기 등은 전문 중소업체가 주도하고 있는 공작기계 산업구조가 대기업 위주로 급격히 재편될 우려가 있다』면서도 『수입선 다변화품목 해제로 일본 제품이 대거 밀려 들어올 경우 뚜렷한 독자모델을 가지지 못한 대부분의 국내 중소업체가 경쟁력을 잃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을 감안하면 바람직한 생존전략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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