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비트 CPU시장은 여러가지 면에서 눈여겨 봐야할 시장이다. 우선 현재 주력 수요처인 서버 및 워크스테이션 수요가 늘면서 시장 규모가 급증하고 있는데다 갈수록 개인용 컴퓨터와 중대형 컴퓨터 시장의 벽이 엷어지면서 이르면 3년내에 인텔로 대표되는 CISC진영과 썬, 모토롤러 등의 RISC진영이 한판 승부를 벌여야 하는 최후의 격전장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도 인텔은 펜티엄프로칩을 병렬처리하는 방식으로 중대형시장의 20%정도를 점유하고 있다. 또한 HP와 손잡고 RISC칩과 CISC칩을 결합한 새로운 제품개발에도 나서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어 64비트 칩 전문업체들과 인텔의 승부를 섣불리 점치기는 어렵다.
현재 국내 64비트 CPU시장을 분할 점유하고 있는 업체로는 썬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한국실리콘그래픽스, DEC, HP, 모토롤러 등 대략 5개 업체를 꼽을 수 있다. 이들은 최근 수요업체 및 경쟁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나 신제품 출시를 통해 勢불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는 인텔이 차세대칩인 P7 출시를 전후해 개인용 PC환경을 64비트로 이끌고 나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기존 64비트 제품의 수요처인 서버와 워크스테이션시장도 매년 평균 30% 이상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따른 시장선점효과 극대화 전략으로 풀이된다.
썬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올 초부터 영상회의, MPEG재생, 렌더링, 매핑 등 영상이나 그래픽에 적합토록 설계된 울트라스파크3 제품의 영업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5백20만개의 트랜지스터(TR)가 내장된 이 제품은 썬의 첫 64비트 CPU로 워크스테이션 시장에 주력 공급할 방침이다.
HP는 올들어 PA8500를 내놓고 서버시장 1위업체 고수에 이어 워크스테이션까지 넘본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2백20의 클록속도를 지닌 이 제품은 종전보다 동영상 처리나 자동설계 능력을 높였고 정수연산과 부동소수점 연산능력을 각각 25%와 10% 향상시켰다. 특히 HP는 인텔과 제휴해 연내에 PA9000개발할 계획이어서 64비트 시장에 RISC와 CISC기술이 결합한 최초의 칩이 선보일 예정이다.
DEC는 64비트 칩 가운데 처리속도가 가장 빠른 알파칩 21164의 공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인데 특히 삼성전자와 제휴, 2, Mbps분기부터 본격 국내생산에 들어가 가격경쟁력을 갖춰나가 시장점유를 넓혀나간다는 전략이다.
R10000제품을 앞세워 서버 및 워크스테이션 시장에서 약진을 보여온 한국실리콘그래픽스는 연내 정수연산과 부동소수점연산에서 알파칩과 동일한 성능을 지녔으면서도 그래픽 기능이 뛰어난 2백75제품을 본격 출시할 계획이다. 또한 파워PC진영은 RS6000 이후 64비트 코어를 채용한 PPC 630을 연내 출시해 IBM 차기모델에 채용할 방침이다.
올 CPU시장의 향방을 가늠하는 또 하나의 변수는 바로 자바칩이다. 썬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처음 발표한 자바칩은 인터넷 상에서 일반 CPU보다 자바소프트웨어를 완벽하게 구현해준다는 점에서 NC 등 새로운 PC환경 구축시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제품으로 꼽힌다. 특히 국내에서는 LG반도체가 세계에서 가장 먼저 자바칩 생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상당수의 국내업체들이 이 자바칩을 인터넷환경에서 뛰어난 성능을 나타내는 자바언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할 뿐만 아니라 세트톱박스 등 디지털시대를 맞아 CPU시장을 선도할 가장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제까지 컴퓨팅 환경은 CPU가 끌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86이니 486시대니 하는 표현 모두가 인텔칩의 성능을 일컫는 단어들이다. 그러나 올들어 인텔의 독주체제에 제동이 걸리면서 컴퓨터의 발전방향도 섣불리 점칠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NC든 커넥티드 PC든 아니면 중대형 PC로 집약됐든간에 칩 기술이 우수한 업체가 앞으로도 컴퓨팅환경을 이끌고 갈 것이라는 사실만은 분명한 것 같다.
<김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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