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니치마켓을 뚫어라.」
소형가전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에 최근 떠오르고 있는 과제라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독특한 아이템의 개발과 이를 보장하는 기술력이다. 내수시장을 향해 입을 떡 벌리고 있는 외국업체에 맞서 살아남을 수 있는 자신만의 무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미용기기 전문 제조업체인 유닉스전자는 수입품이 득세하고 있는 국내 소형가전시장에 나름대로의 무기, 이온 헤어드라이어를 내놓았다. 또한 이를 갖고 일본시장에 진출, 이미 국제화한 브랜드인 내셔널과도 한판승부를 준비중이다.
이 선두에 서서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다름아닌 유닉스전자의 기술개발팀.
팀장인 윤봉희 과장(38)을 필두로 총 9명의 젊은이들이 머리를 맞대고 짜낸 첫 아이디어는 「머릿결 손상을 막는 방법」이었다. 머리를 말리고 가꾸는 데 쓰이는 헤어드라이어가 머릿결 손상시킨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사항을 단순하게 생각지 않은 데서 시작한 것이다.
그들이 착안해낸 두번째 아이디어는 정전기를 방지하고 수분을 유지시킬 수 있는 「이온」이었다. 당시 이온은 공기청정기, 에어컨 등에 도입되고 있는 추세였는데 이들은 이것을 헤어드라이어에 도입하기로 결심했다. 머리를 감고 난 뒤 머리카락에 붙어 있는 물방울에 이온을 투과시키면 물방울이 잘게 부서져 원자 상태로 변하고 이는 단백질로 된 모발에 침투되기 좋아 결론적으로 머릿결에 수분이 유지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를 적용시킬 수 있는 이온 발생장치를 개발할 단계였다. 그러나 여기서 큰 걸림돌이 발생했다. 제조원가의 문제였다. 기존의 공기청정기나 에어컨 등에 사용되는 이온 발생장치는 회로를 장착, 고전압을 가해 음이온을 발생시키는 방식의 고가장비였다. 그러나 소비자가라고 해도 몇만원이 되지 않은 헤어드라이어에 이런 장치를 단다는 것은 원가에서부터 그 경쟁력이 지극히 떨어질 수밖에 없는 내용이다.
이들이 이런 고심을 하고 있는 가운데 때마침 그동안 거래해왔던 외국의 바이어가 일본에서 사용되고 있는 광물질을 섞은 화산재를 제의해 왔다. 이것은 화산재에 여러 가지 광물질을 적정수준으로 배합, 특수공정을 거치면 화학작용에 의해 음이온이 발생한다는 연구결과를 갖고 있는 물질이었다.
개발팀은 헤어드라이어의 히터를 감싸고 있는 망, 노즐, 본체 등을 이 물질을 섞어 제작하고 열을 가해 이온을 발생시키는 장치를 마침내 개발해냈다. 연구를 시작한 지 2년이 넘은 시점이었다.
앞으로 이 팀은 이 기술을 헤어드라이어뿐만 아니라 헤어롤, 헤어컬 등 모든 이미용기기에 적용할 계획이다. 또한 별도의 히터가 없어도 이온을 발생시킬 수 있는 장치의 개발과 편리성을 최대한 살린 선없는 헤어드라이어도 개발할 계획이다.
독특한 아이디어와 끈질긴 승부의식이 이뤄낸 성과를 딛고 새로운 비상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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