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용계측기를 공동판매키로 한 미국 휴렛패커드(HP)와 플루크의 전략적 제휴 발표에 국내외 관련업체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HP는 무선통신, 광통신용 및 범용 계측기 분야의 명실상부한 선두주자고 플루크는 휴대형 멀티미터, 스코프미터 등 전자계측기 부문에서 절대 강세를 보여온 세계 3위 계측기업체다.
세계시장에서 치열한 마킷세어 쟁탈전을 벌여 오던 양사가 전략적 제휴를 맺게 된 것은 고기능이면서 고가인 연구, 개발용 범용계측기와 병행 중저가 다기능 범용계측기를 공급하려는 HP의 전략과 중저가 휴대형 범용계측기 공급일변도에서 탈피, 연구, 개발용 고기능 계측기를 공급하려는 플루크의 이해관계가 일치해 성사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연구, 개발용 계측기를 주로 공급해온 HP는 최근들어 다양한 통신서비스가 상용화되면서 유지, 보수용에 적합한 범용계측기 사업을 준비해 왔고 플루크도 그동안 주력해 온 유지, 보수용 휴대형 기본장비와 병행, 각종 분석기 등 고기능 첨단계측기 분야로의 진출을 모색해 왔다.
따라서 이들 양사의 전략적 제휴는 자사의 취약점을 커버하는 한편 공동판매로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려는 고도의 전략이다. 이를 반증하듯 양사는 앞으로 중저가 휴대형 유지, 보수용부터 고기능의 연구, 개발용 계측기에 이르기까지 일괄 공급 체계를 갖추게 되어 텍트로닉스, 어드반테스트, 로데&슈와르츠, 안리쓰윌트론 등 쟁쟁한 계측기업체들 보다 경쟁력이 훨씬 높아졌다.
이번 계약체결을 총괄했던 래리 포터 HP 계측기사업부 부사장은 『HP와 플루크가 공동판매에 나섬에 따라 소비자들의 요구와 업무 특성에 맞는 모든 범용계측기들을 한자리에 갖춰 놓게 되면서 전세계 모든 소비자들에게 「간편한 주문, 신속한 배달, 원스톱 쇼핑」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양사는 다음달 1일 미국을 필두로 본격적인 공동 마케팅 및 판매에 돌입하게 되는데 HP의 경우 전세계의 자사 판매망을 통해 플루크의 스코프미터, 그래피컬 멀티미터, 휴대형 다기능 카운터 등의 범용계측기를 판매하게 되며 플루크도 1백여국에 깔려 있는 판매점에서 HP의 오실로스코프, 멀티미터, 카운터, 로직 프로브, 주파수 발생기 등을 공급할 예정이다.
한편 한국HP와 한국플루크도 이르면 오는 6월부터 공동 마케팅 및 판매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에 대해 국내업계 한 관계자는 『기술력과 자금력이 영세한 국내업체들은 뜻밖의 거대한 공룡을 상대로 더욱 힘든 싸움을 벌여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며 『이들과 정면대결해서는 승산이 불투명하다는 판단아래 우리는 제품의 개발에서부터 공급까지 전 단계에 걸쳐 특화된 시장을 주로 공략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무튼 전세계의 촘촘한 판매망에 첨단 기술력과 막대한 자금력을 더해 전세계 계측기시장을 거머쥐려는 두업체의 전략적 제휴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온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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