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 다루기가 쉬워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는 컴퓨터가 TV를 켜고 끄거나 채널 튜닝하는 것만큼이나 쉽고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한다는 의미이다.
세계적인 컴퓨터회사들은 궁극적으로 컴퓨터가 TV와 같은 수준으로 쉽고 간편해져야 한다는 목표에 접근하기 위해 신기술 개발에 전력투구해 왔다. 이들 신기술 가운데 가장 최근에 발표된 것이 바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온나우(OnNow)」이다. 이 기술이 『다루기 쉽고 편리한 컴퓨터』라는 목표에 완벽하게 부응하는 것은 아니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영향력이나 컴팩, 휴렛팩커드 등 1백여개에 이르는 지원업체들의 면모를 보면 적어도 금세기 말까지 세계 컴퓨터환경은 「온나우」 열풍에 빠져들 것으로 예상된다.
「온나우」의 기술적 특징은 크게 두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하나는 컴퓨터 다루기를 TV나 VCR의 조작 수준으로 발전시켜 준다는 것이다. 이제까지는 컴퓨터를 켜면 적어도 3∼4분 정도의 부팅시간이 필요하고 사용자 자신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찾아가기 위해 별도의 조작이 필요했다. 그러나 온나우 기술은 전원을 넣으면 즉시 사용중이던 컴퓨터 화면이 떠오르게 된다. 예컨데 TV의 11번 채널에서 전원을 끈 다음 다시켜면 역시 11번 채널 화면이 곧바로 떠오르는 것과 같은 개념이다.
두번째는 컴퓨터의 전원을 자동으로 관리해 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전원 자동관리 개념은 한때 열풍이 불었던 그린(Green)개념의 전력절감 측면과는 완전히 다르다. 「온나우」는 컴퓨터의 전원이 꺼져 있는 상황에서 걸려오는 음성우편이나 도착되는 전자우편, 팩스 등을 수신할 수 있게 해 주는 최첨단 자동전원관리시스템이다. 전자우편 등이 도착하면 꺼져 있던 컴퓨터는 작동하게 되며 이 사실을 다른 작업중이거나 원격지에 있는 사용자에게 다른 통신수단을 통해 알려주게 된다.
앞서도 애기했지만 「온나우」는 컴퓨터 사용자들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완벽한 기술은 아니다. 컴퓨터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온나우」수준까지 온 것은 대단한 비약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오는 2000년경 출현할 것으로 기대되는 제2세대형 「온나우」기술은 어떤 내용이 담길까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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