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는 의회의 모습을 생생하게 안방에 전달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C-SPAN(Cable-Satellite Public Affairs Network) 채널이 쇠퇴하고 있다.
지난 4년간 비영리 네트워크로 국회방영을 맡았던 C-SPAN채널과 함께 동일성격의 C-SPAN2가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국(SO)에 의해 파트타임 방영으로 전락하거나, 아니면 아예 공급채널에서 배제되는 현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C-SPAN과 C-SPAN2는 아직까지는 케이블TV을 통해 종일방송이나 파트타임으로 각각 6천9백만, 4천6백만 가구에 방영되고 있긴 하지만 최근 그 숫자는 우려할 정도로 줄어들고 있다.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미디어산업의 거대한 경제적, 법규적 지각변동은 C-SPAN의 활성화에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같은 거대한 물결에 따라 C-SPAN은 점차적으로 하락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게 미국 방송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진단이다.
특히 거대 미디어자본의 출현은 C-SPAN의 커다란 장애물로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루퍼트 머독이 이끄는 뉴스코퍼레이션은 새로 설립한 폭스뉴스채널의 공급을 위해 지역SO들에 가입자당 11달러라는 파격적인 제안으로 단시간에 높은 채널침투율을 유도했다. 이에 대한 케이블TV회사의 입장은 새로운 채널을 받아들이기 위해 C-SPAN과 같은 이익이 없는 채널을 공급리스트에서 제외시키는 것뿐이다.
또한 타임워너사가 터너브로드캐스팅시스템(TBS)을 인수할 당시 미연방통신위원회(FCC)는 타임워너 케이블로 하여금 CNN에 경쟁할 수 있는 뉴스채널을 만들 것을 의무화했다. 이에 따라 타임워너 케이블은 MS/NBC를 새로운 뉴스채널로 만드는 대신 몇몇 지역에서 C-SPAN을 공급채널에서 제외시켰다.
물론 C-SPAN의 하락세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발도 생겨나고 있다. 정부와 국민을 이어주는 훌륭한 도구역할로 C-SPAN을 인식하는 시청자들은 미국 민주주의의 긍지를 위해서도 C-SPAN을 활성화해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1년전 단행된 케이블TV 시청료 규제의 철폐이다. 본격적인 가격경쟁 체제로 돌입하면서 각 케이블회사들은 보다 직접적인 판매전략을 위해 C-SPAN의 방영을 중지하고 보다 이익이 남는 채널을 공급하고 있다.
미국 최대의 케이블회사이면서 C-SPAN채널의 최대공급자인 TCI의 경우 지난 1년간 40군데 이상의 계열SO로 하여금 C-SPAN의 방영시간을 줄이거나 아예 없애는 대신 「애니멀 플래닛 네트워크」 등 영리채널을 공급하고 있다.
TCI의 홍보책임자는 『수많은 시창자들이 C-SPAN을 도외시하는 상황에서 언제까지나 C-SPAN채널을 고집할 수는 없다』는 공식입장을 밝히고 있다.
영리채널만큼 박진감이나 오락성을 지니지 못한 C-SPAN은 이제 시청자들의 건전한 민주주의 양식에서 생존전략을 모색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조시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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