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디지털 지상파TV시대 (상);추진협의회 구성의 의미

디지털 지상파TV의 개발을 위한 「지상파디지털방송 추진협의회」가 지난달 말 구성됨에 따라 우리나라 방송산업도 이제 구조변혁을 위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서 표준화작업이 한창 진행중인 디지털지상파TV의 상용화를 위한 일보를 내딛게 됨에 따라 국내 방송산업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큰 변화의 물결 위에 서게 된 것이다. 지상파TV방송이 갖는 의미와 이번 협의회 구성이 지닌 의의 및 향후 과제들을 두 차례에 걸쳐 점검한다.

<편집자>

다채널화, 양방향성, 고기능화로 그 특징이 압축되는 디지털 지상파TV방송은 방송혁명의 최종 완결판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지상파방송 분야에 대한 디지털기술 접목은 일차적으로 위성방송 및 케이블TV의 다채널화와 비교할 때 몇년 내에 경쟁력이 가장 취약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지상파TV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통신&컴퓨터(C&C) 혁명에 이어 컴퓨터&통신&방송(C&C&B) 시대를 개척, 21세기 멀티미디어시대의 근간을 마련하게 된다. 디지털지상파TV 진행과정에서 축적되는 기술력과 표준화작업은 21세기의 멀티미디어방송과 종합디지털방송(ISDB)의 중요 기반기술로 자리잡을 것이며 결국 국내 방송산업의 활성화 및 국제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지상파디지털추진협의회의 구성은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16인으로 구성된 지상파디지털추진협의회가 앞으로 9개월 후에 내놓을 표준방식안 및 채널전환계획안은 진행과정에서 기존 지상파방송사의 생사여탈권까지도 포함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종국적으로는 케이블TV나 디지털위성방송 등 경쟁매체와의 관계설정은 물론이고 고선명TV(HDTV)와의 연계, 국내 가전산업의 새로운 위상문제까지도 접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디지털지상파방송이 갖고 있는 양방향성은 지상파 디지털추진협의회로 하여금 어떤 식으로든 방송사업자들의 데이터서비스 등 통신서비스 분야에 대한 진출문제까지 언급하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중요성으로 비춰 볼 때 지상파 디지털추진협의회는 약간의 개선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먼저 디지털 지상파방송이 C&C&B 혁명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고 이의 파급효과가 엄청나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재의 협의회는 범정부 부처가 참여할 수 있는 틀로 전환돼야 한다.

관계전문가들은 디지털위성방송이나 케이블TV사업 추진시에 특정 부처의 주도로 추진됨으로써 결과적으로 이의 상용화가 난관에 봉착하게 됐고 이같은 문제는 현재까지도 풀리지 않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추진협의회 참여위원들은 학자 및 방송계 4명, 연구소 3명, 가전업체 5명으로 구성됐으나 그 중요도에 비해서는 참여폭이 제한적이고 참여위원의 레벨도 낮은 편이다.

정보통신부와 함께 방송행정 주무부서인 공보처가 배제돼 있고 통산부나 과기처, 시청자를 대변할 수 있는 세력의 참여도 이뤄지지 않았다. 또한 디지털 지상파 방송에 직간접적으로 관계될 콘텐트사업자, 컴퓨터 및 통신업체 등의 참여도 유도해야 할 것으로 보이며 향후 설비투자 문제에서 자연스럽게 제기될 대기업들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

협의회 구성인원도 향후 대표성을 갖출 수 있도록 보다 실질적인 힘을 보유할 필요가 있다. 구성된 추진협의회원들은 경영 측면보다는 기술 등 실무적인 연관성이 많이 고려됐다는 지적이다.

비록 추진협의회의 주임무가 실무적인 성격이 강할지라도 표준방식과 채널 전환계획에 잠재해 있는 폭발력은 상상을 초월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참여위원들의 의사결정이 단순한 기술적 접근 이상이어야 할 것이다. 특히 방송사업자나 가전업체 등 디지털지상파 TV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협의회 구성원들은 단순한 기술지원 임무란 인식을 탈피할 필요가 있다.

<조시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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