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가전3사, 96년 사업보고서 분석

국산 가전제품의 가격이 국내외 시장에서 점차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전3사가 증권감독원에 제출한 96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VCR 등 일부 제품을 제외한 주요 가전제품의 평균 가격(총매출액/총판매량)이 내수시장은 물론 해외시장에서도 점차 오르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가전3사가 내수시장에 대해서는 수요가 집중되고 있는 고급 대형제품에 대한 판매비중을 확대했으며 해외시장에서는 국산 가전제품의 브랜드 지명도가 높아지면서 고가 제품의 출시를 늘린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수출가격의 상승은 전반적인 달러화 강세로 인해 원화가치가 떨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전3사가 지난해부터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제값받기 마케팅이 점차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삼성전자 컬러TV의 경우 수출가격은 지난 95년 20만8천8백34원에서 지난 96년에 25만7천5백69원으로 올랐으며 내수 판매가격도 37만9천9백2원에서 38만8천3백81원으로 올랐다.

또 이 회사의 세탁기의 수출가격은 11만6천6백25원에서 16만1천6백95원으로 올랐고 내수판매가격은 39만5천9원에서 44만6천3백63원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LG전자 냉장고는 내수 판매가격이 41만1천8백18원에서 43만원으로 뛴 가운데 수출가격도 16만77원에서 16만3천2백13원으로 상승했다.

세탁기의 경우 내수 판매가격이 46만5천9백25원을 형성해 전년보다 무려 5만8천3백89원이 올랐으며 수출가격도 12만9천4백80원으로 2천원대가 상승했다.

대우전자는 사업보고서에 제품별 매출실적 대신에 일부 제품의 가격변동만을 밝혔는데 이 회사의 4백20ℓ급 냉장고의 내수 판매가격은 78만원으로 전년보다 4만1천원이, 수출가격은 6달러 오른 3백80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VCR는 세계적인 수요 둔화와 과잉생산으로 인해 3사의 제품 모두 내수와 수출가격이 떨어졌는데 95년에 비해 내수가격은 4천∼8천원이, 수출가격은 1만5천∼1만7천원이 각각 하락했다.

한편 가전3사가 밝힌 매출실적에 따르면 수출물량의 확대가 곧 가격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이는 사례도 일부 나타났다.

이는 가전3사가 일부 품목에서 물량 확대에 치우친 수출전략을 펼치고 있는 데 따른 결과로 보이는 데 이 경우 자칫 저가 브랜드의 이미지를 고정화시키고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업계 한쪽에서 일고 있다.

LG전자의 에어컨 수출물량은 95년에 53만5천대에서 96년 71만7천대로 크게 늘어났지만 평균 수출가격은 29만4천2백5원에서 26만4천17원으로 떨어졌고 전자레인지의 경우 2백36만2천대에서 3백25만5천대로 수출물량이 늘어난 대신 수출가격이 8만2천8백53원으로 전년보다 1만원 정도 하락했다.

삼성전자의 냉장고도 전년보다 9만5천여대 늘어난 62만대의 수출 실적을 기록했지만 수출가격은 전년보다 1천6백50원이 떨어졌다.

<신화수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