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기계 업체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심각한 판매 부진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는 가운데 기아중공업(대표 김재복)은 오히려 비약적인 판매 신장세를 보여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중공업은 지난 2월까지 총 1백1억6백만원 어치의 공작기계를 판매, 전년에 비해 무려 46.2%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수치는 기아중공업을 포함한 공작기계 상위 7개사의 이 기간 중 평균 판매실적이 전년 대비 8.7% 줄어든 점을 감안할 때 매우 높은 성장률로 기존 대우중공업과 현대정공의 판매 수위 다툼에 기아중공업이 본격 가세한 것으로 평가될 만 하다.
특히 이 기간 중 기아중공업은 1백16억2천7백만원 어치를 수주, 전년 동기대비 57.8%나 늘어 통상 수주에서 판매까지 6개월 정도 소요되는 것을 고려할 때 당분간 이 회사의 판매 신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기아중공업의 공작기계 사업이 호조를 띠는 것은 지난해부터 영업인력과 연구개발 인력이 한 팀이 돼 수요처를 직접 방문, 실수요자의 요구사항을 제품 개선에 적극 반영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개선된 제품들이 지난해 말부터 올초에 걸쳐 출하되고 있어 이 제품들이 호평을 받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와 함께 생산기술부서 등 현장직 실무경험이 있는 기술자 중 약 15명을 선발해 영업직으로 전진 배치, 이들에게 신규 수요자 개발만을 전담시키는 한편 기계 한 대를 팔던 기존 방식에서 기술진단과 지도를 거쳐 현장에 가장 적합한 장비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영업전략을 수정한 것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특히 경쟁관계로 인식되던 대리점과 직영 영업소를 한 팀으로 묶어 정보 공유를 통해 시장을 공동으로 개척함으로써 단품은 대리점이, 시스템은 영업소가 담당하는 차별화 정책을 실시해 규모가 큰 자동화 라인 시스템 수주 및 판매가 크게 증가한 것도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실제 타사의 경우 자동화 라인 구성에는 적합치 않은 선반 판매 비중이 머시닝센터보다 더욱 높은 데 반해 이 회사는 시스템 구성에 적합한 머시닝센터가 총 판매액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올들어 김재복 사장이 신임 공작기계협회장으로 선출, 회사 위상과 인지도가 다소 격상된 데다 김 시장이 직접 공작기계 사업을 챙기는 등 이 부문에 힘을 실어준 것도 보이지 않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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