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과기특별법" 제정에 부쳐

오는 7월1일 발효되어 2002년 6월30일까지 효력을 발생할 「과학기술 혁신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됐다.

지난 17일 국회본회를 통과한 특별법은 혁신추진체제 구축, 연구개발투자 확대, 연구개발투자의 효율성을 증대, 기초연구 지원, 과학기술의 세계화 지방화,산학연 협동연구 촉진, 민간 기술개발 지원, 과학기술자 우대 및 과학기술문화의 창달 등 8개 부문을 뼈대로 해 종합적이고도 체제적인 과학기술 혁신 장치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과학기술계의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하다.

이번에 제정된 특별법은 범부처가 참여하는 과학기술혁신 5개년 계획을 본격 추진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해 과학기술 입국을 실현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정부로 하여금 연구개발투자의 확대목표치(정부 총예산의 5%)를 「과학기술혁신 5개년계획」에 명시, 이를 매년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그 계획과 실적을 국회에 제출토록 한 것이다.

그러나 국가연구개발투자비를 정부 총예산의 5%로 하고 이중 30%를 기초과학 지원예산으로 사용한다는 항목이 명시되지 않은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 대목이다. 그동안 여야가 이 조항의 삽입 여부로 법제정이 해를 넘겼기 때문이다. 어쨌든 5% 연구개발비 투자 명시로 과학기술단체들이 기회 있을 때마다 합창해 온 공동의 목표가 이루어진 셈이다.

우여곡절이 있긴 했어도 과학기술의 선진화 이외에는 선직국에 진입하는 다른 길이 없다는데 정부와 정치권이 인식을 같이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든 것도 이번 특별법 제정의 수확으로 볼 수 있다.

과기처는 물론이고 정치권도 경제난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고비용 저효율」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해 과학기술이 주도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확실이 인식했기 때문이다.

기술선진국들은 과학기술 예산의 비중을 우리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높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7월 과학기술 예산을 5년 동안 1.7배 증액해 2000년 에 총예산 대비 연구개발 비중을 6.1%로 올리기로 했다. 미국도 21세기 과학기술시장 석권을 위해 첨단기술개발 예산의 비중을 현재 3%에서 2000 연 5%로 확대한다는 종합계획을 수립하는 등 선진국들의 과학기술 투자확대가 최근 두드러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번 떨어지면 아무리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한다해도 쉽사리 끌어올려지지 않는 것이 바로 기술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하는 경쟁력이다. 따라서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있는 총체적이고도 전략적인 국가기술 개발계획을 세워 집중 관리하지 않는 한 대망의 21세기를 우리 것으로 만들 수 없다.

기초과학은 기술개발의 저수지에 해당한다. 저수지에 물이 가득 담겨 있으면 작황은 좋게 마련이다. 기초과학 투자 없이 기술혁명 없다.

인력도 마찬가지다. 모자라는 고급인력을 어떻게 충당할 것인가에 대한 실체적 접근없이 숫자만 나열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또 배출인력의 질적인 문제는 도외시한 양적 지표로는 성과를 담보할 수 없다.

무보다도 중요한 것은 과학기술 인력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특별법에 명시된 대로 과학기술자가 우대받는 환경을 만드는 게 급선무다.

문제는 실행력이다. 특별법 제정만으로 과학기술의 진흥이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우선 입지가 약화된 과학기술처의 위상을 바로잡아주어야 한다. 과기처가 정책을 일관성있게 집행하고 지원수단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고학 기술정책이 여타 정치논리에 밀려서는 안된다. 정부주도로 추진되는 기술개발 과제들이 관계부처간 불협화음과 예산부족으로 대부분 변질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국가기술 개발체제를 효율성 위주로 정립할 때가 됐다. 우리의 기술정책에도 급변하는 기술체계에 걸맞은 변혁의 새바람이 일어야 한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