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통합(SI)업체들이 그간 추진해온 정보기기나 컴퓨터 시스템의 단순 판매 및 유통사업은 과연 바람직한가.
최근 업계에는 일부 SI업체에서 추진하고 있는 시스템 판매 및 유통사업에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특히 IPC, 세양정보통신 등 컴퓨터 유통업체들이 부도가 나면서 몇몇 시스템통합업체들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지자 이같은 회의적인 의견이 보다 팽배해지고 있다.SI업체들은 그간 이들 업체에 PC서버나 주변기기등을 공급, 상당한 피해를 당했다.
물론 전체 시스템통합업계에 적용되는 얘기는 아니지만 그동안 코오롱정보통신, 두산정보통신, 농심데이타시스템등 일부 시스템통합 업체들은 정보기기 사업부나 시스템유통사업부 등 조직을 통해 시스템통합 사업과 별로 상관이 없는 정보기기나 시스템의 단순 유통 사업을 추진해왔다 .
이 때문에 일부 시스템통합업체들은 이 분야 사업의 강화를 본격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외부에 SI업체라기 보다는 컴퓨터및 주변기기 또는 정보통신단말기 분야의 유통업체라는 인식이 강하게 남아있거나 그룹외 SI사업이 전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시스템통합업체들이 시스템의 단순 유통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이들 대부분이 출범한지 얼마 안됐거나 외부 시스템통합 사업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선 당장회사 경영을 정상화해야한다는 부담감이 적지않은 게 사실이다. 특히 후발 업체들이나 중견 SI업체들은 시스템통합 사업을 추진한다고 명함을 내밀었으나 외부 프로젝트를 수주하기가 워낙 힘든데다 그룹내 시스템통합 사업이나 시스템관리(SM)사업의 비중이 다른 SI업체보다 적기때문에 자연스럽게 시스템의 단순판매나 중간 유통 사업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컴퓨터, 주변기기, 정보단말기를 외국에서 수입,국내 공급하거나 하드웨어생산업체로부터 제품을공급받아 유통업체에 납품하면서 약간의 마진을 챙기는 것으로 사업 확장을 꾀했던 셈이다.
사실 시스템통합 업체들은 컴퓨터 시스템과 각분야 솔루션을 다양하게 확보하기위해 국내 진출 외국 사업자나 제품 공급업체들과 다양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이는 국내 SI업체 입장에서 보면 너무나도 당연하다.어차피 모든 솔루션을 개발할수 없는 SI업체 입장에선 유명 솔루션 업체나 하드웨어 업체와 제휴할수 밖에 없다.
그러나 SI업체들이 여러 업체들과 제휴하거나 협력관계를 갖는 것은 이들 솔루션을 활용,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고객들에게 최선의 시스템구축 방법론을 제시해주는 방안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이지 결코 해외의 솔루션이나 시스템을 그대로 국내에 도입하자는 의도에서 추진되는 것은 아니다. 이를 도외시했기 때문에 그간 국내 SI업체들은 그간 컴퓨터업계의 잡화상이나 백화점이라는 비아냥을 받아왔다.
결국 현재 일부 SI업체들이 추진하고 있는 시스템의 단순 유통 및 판매는 본말이 전도됐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지적이다.
이 때문에 국내 SI업계의 전문가들은 이번 IPC,세양정보통신등의 부도를 계기로 국내 SI업계가 이 분야 전문업체로서의 위상을 재정립해야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단순한 시스템 및 하드웨어 유통보다는 시스템 개발이나 솔루션 개발등에 보다 많은 투자를 함으로서 SI업체로서의 본연의 모습을 찾아야한다는 것이다.이것이야말로 국내 SI업계가 전문성을 확보하고 고객들에게 신뢰를 얻는 유일한 대안이라는 지적이다.
<장길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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