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진컴퓨터랜드의 경영권이 대우통신으로 넘어갔다. 이에 따라 그동안 세진컴퓨터랜드에 PC부품을 공급해 오던 중소 부품유통업체들도 새로운 변화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각종 소문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했던 부품 공급업체들로서는 이번 사건의 최종결론에 일단 한숨을 돌릴 수 있다. 세진의 회사정리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번져나갔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연쇄부도로 자금사정이 어렵고 경기침체가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인 대우통신이 경영권을 넘겨받았다는 것은 큰 위안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세진에 컴퓨터 부품을 공급해 오던 납품업체로선 어쩔 수 없이 또 한 번의 마음고생을 겪어야만 할 것으로 보인다. 세진의 한상수 사장이 일선에서 물러난 만큼 세진이 그의 경영스타일대로 나간다는 것은 예측하기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먼저 생산과 유통이 분리된 조직구조 상 제조업체인 세진컴퓨터의 부품공급은 대우통신의 협력업체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대량구매시 원가가 절감되는 경영논리에 따라 굳이 업체를 다양화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 경우 그간 세진에 컴퓨터 부품을 공급해 오던 납품업체들로선 최대의 고객을 빼앗기게 된다. 마진이 적어도 고정적인 매출을 올려주던 업체가 없어진다는 것은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최근 경기침체 상황으로 봐서 대부분의 컴퓨터 부품 유통업체들은 미우나 고우나 세진의 등에 업혀 지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은 컴퓨터 SW 유통업체도 마찬가지다. 번들판매로 수요의 일정부분을 챙겨주던 업체가 바로 세진이었기 때문이다.
반면 일반소비자를 대상으로 매장영업에만 주력하는 업체들은 새 전기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그간 세진의 광고공세와 저가판매에 시달려야 했지만 상황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업그레이드를 위주로 하는 메모리와 CPU 유통업체들은 세진의 고객을 그만큼 흡수할 수 있다. 일선 매장영업에 주력하는 업체들은 적어도 대우통신의 경영방식이 무리한 확장일로로만 치닫는 세진의 경영방식을 답습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또 제살깎기식 가격경쟁도 지양돼 가격질서가 정립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이번 대우통신의 세진 경영권 인수로 컴퓨터 부품 유통업체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경영안정에 도움을 받기도 했지만 일부 매출감소도 우려해야 한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두고 봐야겠지만 대우통신의 경영스타일 상 가닥은 대강 잡혀가고 있다. 따라서 그동안 세진에 컴퓨터 부품을 공급해왔던 유통업체들로서는 지금이 거래처 다변화를 고려해야 할 시점으로 여겨진다.
또 일선 매장영업에 주력하는 업체들로서도 신규 아이템의 개발과 고객을 끌어모을 수 있는 다각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세진호」의 방향이 이미 정해졌고 이에 따른 발빠른 운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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