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스리콤-케스케이드-IBM 제휴 배경과 전망

스리콤, 케스케이드, IBM 등 3사가 인터넷프로토콜(IP)스위칭 부문에서 체결한 기술제휴에 네트워크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사는 최근 기업네트워크와 기간통신망을 단일 IP네트워크로 연결, 점대점(end-to-end) 통신을 가능케 하는 솔루션을 개발해 올해말에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업에 구축돼 있는 근거리통신망(LAN)과 이를 연결하는 원거리통신망(WAN)을 IP네트워크로 통일시켜 각 클라이언트(PC)들이 거리에 관계없이 음성, 그래픽, 비디오 등 멀티미디어데이터를 원활히 송수신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것이 3사가 체결한 기술제휴 전략이다.

예를 들면 한 기업의 본사에 구축된 LAN과 지사들에 설치된 LAN 및 이들을 연결하는 WAN을 IP네트워크로 구성, 프로토콜 변환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여 데이터통신의 고속화를 유도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스리콤은 패스트IP, 케스케이드는 IP내비게이터, IBM은 멀티프로토콜스위치드서비스(MSS) 등 각사가 보유한 기술을 서로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3사는 또 올봄에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개최되는 「넷월드+인터롭」 컨퍼런스에서 각자 보유한 IP스위칭 솔루션의 상호연동성을 시연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스리콤, IBM, 케스케이드의 이번 기술제휴는 IP스위칭 부문에서 네트워크업체들간 경쟁이 본격화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네트워크업계는 이번 3사의 협력을 IP스위칭의 창시자격인 입실론, 시스코시스템즈 등의 기선을 제압하기 위한 포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해 중반부터 지금까지 IP스위칭 기술 분야는 입실론과 시스코시스템즈 두 업체만이 주도권을 거머쥐고 시장을 선점했었다.

다른 업체들은 이 두 업체의 대립국면에서 소외됐으며 IP스위칭에 대한 사용자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관련 제품의 로드맵을 급하게 발표하는 양상을 보였던 게 사실이다.

이번 제휴에서 주도적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이는 스리콤 역시 지난해말에서야 패스트IP를 뒤늦게 내놓았을 정도다.

따라서 이번 스리콤, IBM, 케스케이드 등 의 제휴는 입실론, 시스코시스템즈 등 선발주자들이 선점한 주도권을 약화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3사는 이와 함께 영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주로 근거리통신망(LAN)을 중심으로 펼쳐진 IP스위칭 경쟁을 원거리통신망(WAN) 분야로 확대 적용했다.

WAN으로 데이터를 전송하기 위해 입실론의 IP스위칭 기술이 아직까지 게이트웨이를 필요로 하고 시스코시스템즈의 태그스위칭 기술 역시 라우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WAN 지향적인 기술제휴는 상당한 설득력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LAN상에서 스위칭된 데이터들이 WAN으로 나가기 위해 다른 장비를 거칠 때 나타나는 속도는 일반적으로 스위칭속도의 5분의 1정도밖에 되지 않은 정도이다.

LAN(스리콤, IBM) 및 WAN(케스케이드) 분야에서 강자의 지위를 누려왔던 세 업체의 구상은 이들이 업계에 미치고 있는 영향력과 중량감을 감안할 때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들의 목표는 IP스위칭 분야에서 제휴의 결과물을 표준으로 정착시켜 사분오열된 IP스위칭 분야를 평정한다는 것.

그러나 이번 제휴가 계획대로 순탄하게 진행될 지는 불투명하다. 지난해 초반 스리콤, 베이네트웍스, IBM 등 3개 업체가 표준을 주도하기 위해 결성한 NIA가 유명무실한 채로 표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제휴가 또 하나의 NIA로 전락할지 아니면 네트워크 분야를 주도할 세력으로 성장할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이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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