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업계가 2, 3월로 예정된 주주총회를 앞두고 긴장을 하고 있다. 3년 임기의 임원들이 대폭 경질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프로그램공급사(PP)의 임직원 개편에 이어 이달과 내달 중에는 전국 53개 종합유선방송국(SO)의 대표이사를 포함한 대대적인 임원 인사가 이뤄될 전망이다. 또 내달 중에는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회장 조경목)의 이사진을 비롯해 산하 「PP협의회」 및 「SO협의회」 회장도 바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PP 및 SO협의회 회장은 이번에 교체될 것이 확실시 된다. 지난해 말 삼성그룹 인사 때 제일기획의 윤기선 대표가 물러나면서 사실상 공석 상태에 있는 PP협의회 회장 자리에는 최근 몇몇 PP 사장들이 거명되고 있다. 가장 먼저 거명되는 인사는 현재 금강기획 대표로 있는 채수삼 현대방송 사장. 대기업 PP들이 채수삼씨를 천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 중소 PP의 대표들은 『이번에는 대기업이 아니라 중소업체 대표가 PP협의회 회장을 맡아야 이익을 대변할 수 있다』며 협의회 회장을 추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지호 센추리TV 사장을 중심으로 이같은 논의가 오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간간이 측근들에게 『이번 협의회 회장직에서는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진 박근숙 SO협의회 회장은 최근 자리가 빈 「종합유선방송위원회」 위원으로 이미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SO협의회 회장 자리를 두고 현재 SO들 사이에서도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일부 SO 관계자들은 『지금까지 SO협의회가 제대로 기능을 못해 왔고 현재 2차 SO허가를 앞두고도 1차 SO들의 집약된 의견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분위기 쇄신을 위해서는 SO협의회 회장을 새로운 인물로 선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일부 PP들은 이미 대표가 바뀌었다.
지난해 12월 3일 39쇼핑에 인수된 제일방송은 박경홍 39쇼핑 대표가 제일방송의 대표를 겸임하고 있고, 오리콤으로 경영권이 넘어간 두산수퍼네트워크의 대표도 배신한 현 오리콤 사장으로 바뀌었다. 또 만화채널인 투니버스도 담철곤 현 동양그룹 부회장으로 대표이사가 교체됐다. 또 교통관광TV의 이사장에는 홍철씨가 선임됐다.
이달 말 혹은 내달 초순까지 주주총회가 이어질 SO들에서도 대대적인 인사태풍이 밀어닥칠 전망이다. 우선 지난 3년 임기에 경영상의 호조를 보인 일부 SO를 제외한 나머지 SO들의대표이사가 연임하지 못하고 물러날 것으로 관련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달 들어서도 「새 방송법」의 제정 난망으로 SO의 복수소유(MSO)가 물건너 간 상황에서 정부가 조만간 2차 SO구역 고시를 할 것으로 알려져 더 이상 SO 사장들이 연임할 이유가 없어진 때문이란 분석이다. 특히 그동안 대기업에 인수됐다는 소문이 나도는 일부 SO들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임원 개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관련 업계에서는 일부 물갈이 대상의 SO 대표들이 2차 SO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업체들로 이동하거나, 대표로 내정돼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조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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