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짧은 기간 동안 D램을 중심으로 실리콘 반도체분야에서 이룬 성과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화합물 반도체분야에서 거둔 실적은 미미하다. 이는 화합물 반도체분야가 실리콘 반도체에 비해 기술적으로 어렵다는 점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시장규모가 너무 작아 국내 기업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화합물 반도체 중 고휘도LED(Light Emitting Diode)분야를 중심으로 상황이 점차 반전되고 있다. 그동안 무한한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기술적으로 매우 어려울 것으로만 여겨졌던 고휘도 청색LED가 일본의 日亞化學에 의해 개발돼 상업적으로 대성공을 거둔 것이다. 1개에 1백30엔에 이르는 고부가가치 제품인 청색LED 개발로 니치아사는 불과 몇 년 사이에 일개 중소기업에서 세계적인 화합물반도체 기업으로 급부상했다.
청색LED는 기존 적색 및 녹색 LED와 결합될 때 모든 색상을 표현할 수 있는 전색(Full Color)LED를 가능케 하여 고휘도LED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를 창출하는 데에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교통신호등, 전광판 등 디스플레이분야의 차세대 소자로 각광받고 있는 유망품목이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반도체업계는 물론 LG전자기술원, 삼성종합기술원 등 기업연구소와 각 대학 연구소를 중심으로 활발한 연구가 진행중이고 일부에서는 벌써 시제품 단계이지만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국내 LED산업은 몇가지 해결해야만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우선 지적될 수 있는 문제점은 LED산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칩의 생산기반이 매우 취약하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의 이면에는 근본적으로 LED 또는 더 나아가 화합물반도체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한몫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화합물 반도체의 물성(物性)은 매우 복잡하고 까다롭기 때문에 설비나 재료관리에 있어서 실리콘 반도체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의 엄격성과 정밀성이 요구된다.
화합물 반도체기술은 LED처럼 비교적 간단한 구조의 소자를 제조하는 경우는 물론 연구하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VLSI를 제조하는 실리콘 반도체기술에 못지않은 하이테크적 기술이 필요하다. 이런 고도의 기술적, 장기적인 연구기간, 개발을 위한 완벽한 시설 등 여타 측면에서 충분한 환경이 갖추어져야만 그나마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분야가 바로 화합물 반도체이다. 그러나 이런 사실은 직, 간접적으로 화합물 반도체분야에 관여하는 중소기업들은 물론 대기업들도 간과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결국 화합물 반도체 기술개발을 위해서는 그 특성에 정통한 중견기업들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으며 현재 그 여건이 가장 성숙된 분야가 바로 LED이다. 이 분야의 시장규모도 너무 작아 중견기업이 뛰어들기는 협소한 수준에서 투자한 만큼 어느 정도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수준으로 커졌으며 고속전자 소자분야와는 달리 실리콘 반도체로부터의 경합이 전혀 없다는 점도 LED분야의 커다란 강점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끝으로 거듭 강조하고 싶은 점은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밝혀졌듯이 한 기업이 하이테크적 특성의 화합물 반도체기술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투자와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으며 특히 단기간내에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는 조급함은 경계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아무쪼록 국내 화합물 반도체의 활성화와, 나아가 경쟁력있는 분야로 키우기 위해 학, 연은 물론 기업차원에서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활발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기를 기원한다.
<李成宰 충남대 전자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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