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 냉장고-변화하는 생산현장 풍속도

냉장고 생산 현장에 변혁의 바람이 불고 있다.

냉장고는 다른 가전제품과 달리 장치산업적인 특성이 강한 제품이다.

이에 따라 작업현장도 일반 전자제품의 생산 공장과 사뭇 다른데 작업자들이 늘어서서하는 납땜하는 작업은 없고 대부분 거대한 자동화 설비로 작업은 진행된다.

냉장고 생산라인은 전자제품 보다는 자동차의 생산라인 모습과 비슷하다.

컨베이어밸트 앞에 있는 작업자들은 똑같은 형태의 냉장고 이곳 저곳에 규칙적으로 나사를 조이고 원자재를 붙이는 모습이 바로 얼마전까지만해도 볼 수 있었던 냉장고 생산라인의 모습이다.

그런데 최근들어 냉장고 공장의 모습이 달라지고 있다.

용량과 색깔이 전혀 다른 제품이 하나의 컨베이어밸트에 연달아 나오는데도 작업자는 큰 어려움 없이 제품에 맞는 몇 안되는 부품을 찾아 손쉽게 삽입한다.

한대의 금형에서 다양한 형태의 제품이 나오는가 하면 부품을 옮기는 작업대도 로봇 형태로 돼 있어 알아서 해당 작업자를 찾아 간다.

무엇보다 냉장고 생산현장에서 달라진 모습은 작업장마다 별도의 생산 일정을 짜야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광주 냉장고공장의 경우 중앙통제실의 컴퓨터가 매일 국내외로부터 온 주문데이터를 모으고 이를 바탕으로 곧바로 생산계획을 짠다. 이 계획은 즉시 작업 현장과 연결되고 라인을 가동시키게 된다.

월 단위로 짜던 생산 계획을 단 하루만에 수립할 수 있게 돼 예전에는 발주에서 출하까지 한달이 걸렸지만 이제는 발주 하루안에 출하준비가 완료된다.

또 컴퓨터가 알아서 작업 환경을 설정해주기 때문에 다양한 상품을 일렬로 조립할 수 있으며 컴프레서를 비롯한 주요 핵심 부품들이 모듈화돼 있어 조립도 간단해졌다.

여기에 필요한 생산방식이 혼류시스템이다.

이를테면 A, B, C 3개 모델을 각각 3천대, 2천대, 1천대씩 생산할 때 A, B, C를 동시에 3대, 2대, 1대씩 한 라인에서 생산하는 방식이 곧 혼류생산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을 도입하면 매일 주문받은 수량만큼만 생산할 수 있게 되며 따라서 생산성을 종전보다 2.5배 이상 높일 수 있다.

원자재를 투입해 완성품을 만들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기존 3일에서 2.5시간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생산공정 혁신을 통해 어떤 상품이든지 즉시 공급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했고 덩달아 인건비를 비롯한 생산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게 됐다.

LG전자 창원 공장의 경우 진공성형 공정과 발포공정 등 그동안 분리했던 주요 공정을 하나의 라인에 통합(InLine)했으며 또 일부 수출용 제품의 생산라인에 대해 여러 상품을 한꺼번에 생산할 수 있는 혼류생산시스템을 도입하려 하고 있다.

이밖에 다품종 소량주문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게 소형 제품의 생산라인에 「모듈라 셀(Modular Cell)」방식을 도입하는 등 적기 공급 체제도 구축하고 있다.

대우전자도 광주공장을 중심으로 혼류생산시스템을 비롯한 새로운 생산방식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등 앞으로 냉장고공장의 생산 공정 혁신 움직임은 날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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