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경쟁체제 본격 돌입 정보통신 대변혁 (7);무선데이터통신

무선 데이터 통신서비스는 말 그대로 이동 중에 컴퓨터나 전용 단말기를 이용해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무선 주파수를 이용해 음성이나 단순한 호출 신호만을 전송하는 이동전화나 무선호출등 기존의 무선통신서비스와는 달리 주파수에 데이터를 실어 보내는 진보된 개념의 무선 통신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무선데이터통신 서비스는 정부측이 그동안 특정사업자에게만 허가해온 다른 통신서비스와는 달리 기본통신사업자에게 모두 허가한다는 방침을 내부적으로 확정, 기본통신서비스로는 처음으로 완전한 의미의 경쟁체제가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는 셀룰러 네트워크와 무선호출망을 가지고 있는 한국이동통신과 10개 무선호출 사업자, 그리고 TRS망을 가지고 있는 한국항만전화 등에는 해당 네트워크를 이용한 무선데이터 서비스를 무조건 허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여기서 "무조건 허가"라는 말의 의미는 현재 규정된 서비스 종류에 단순히 "무선 데이터통신" 역무 만을 추가하는 형식으로 사업권을 내주겠다는 뜻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무선데이터통신 분야의 경쟁은 타 신규서비스처럼 사업권 획득을 위한 경쟁보다는 사업개시 이후에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어떤 식으로 진행될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무선 데이터통신 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업체는 한국통신.데이콤.한국이동통신 등 국내 3대 기간통신사업자와 서울이동통신.나래이동통신 등 무선호출 제2사업자들, 그리고 TRS 전국망 사업 허가를 받은 한국항만전화 정도가 꼽힌다.

여기에 최근 製紙업체인 대한펄프가 코리아제록스등 6개 업체와 컨소시엄으로 대한무선통신이라는 통신사업 전문업체를 설립해 무선데이터통신사업 진출을 추진, 눈길을 끌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 무선 데이터 통신서비스에서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는 사업자는 단연 한국이동통신이라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한국이동통신은 이동전화망인 셀룰러 네트워크에 무선 데이터를 패킷형태로 실어보내는 CDPD(Cellular Digital Packet Data)방식을 채택키로 결정하고 현재 무선데이터 사업전담팀을 구성중이다. 지난해 9월 대전지역에 3개 실험 기지국을 구축, 일반 유선 데이터통신망인 하이텔서비스 접속실험등 실험서비스를 마친 상태이다.

무선데이터통신사업에 95년도 2백억원등 3년간 총 5백억원에 달하는 투자계획까지 확정한 한국이동통신은 현재의 이동전화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시설 투자비용과 전국망 건설에 소요되는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초기시장을 주도된다는 방침이다.

항만지역 TRS사업자인 한국항만전화는 기존 TRS망에 데이터를 실어보내는 TRS 데이터통신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다만 항만전화는 최근 TRS전국망사업권을 획득, TRS네트워크 구축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는 어려움 때문에 적극적인 사업전개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한국이동통신이 반드시 무선데이터통신분야에서 선두주자가 될 것이라고 확언하기는 어렵다. 무선데이터통신서비스에 대한 한국통신이나 데이콤등 국내 기본통신사업자들의 욕심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한국통신과 데이콤의 무선 데이터통신 서비스계획은 일단 자체적으로 무선망이 없다는 점을 고려, 무선데이터통신만을 위한 전용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양 사업자 공히 데이터를 꾸러미 형태로 전송하는 "무선 패킷데이터통신"방식의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또 대한무선통신은 우선 96년말까지 1백억원의 예산을 투입, 서울을 중심으로한 수도권 지역에 무선데이터통신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어 서비스 지역을 단계적으로 확대, 99년말까지 9백억원 규모의 시설투자를 실시해 2010년까지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무선데이터통신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대한무선통신은 국내에서 가장 보편적인 유선데이터통신서비스방식인 X.25프로토콜 계열을 패킷교환 전송방식으로 채택키로 잠정 결정하고 최근 장비업체인 미국의 에릭슨유에스사와 본격적인 시스템도입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국내 거대 통신사업자들이 앞다퉈 무선데이터 통신사업진출에 의욕을 표시하고 있는 데는 단순한 "시장성"보다는 "21세기형 종합 정보통신 사업자로의 도약"을 위한 보이지 않는 전략이 숨어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내에는 아직까지 한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무선 데이터통신사업을 통해 모든 통신사업자의 궁극적인 목표점이라고 지칭되는 개인휴대통신(PCS) 사업권 획득경쟁에 확실한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사가 더 크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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