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국가GIS 심층진단 (24);기술개발 (하)

과학기술처의 국가GIS 기술개발사업 프로젝트 제안서 마감일인 지난 9월22일、 SW개발연구조합과 SI연구조합이 각각 컨소시엄을 구성해 제안서를 냈다.

SI연구조합은 영국 레이저스캔사의 고딕툴을、 SW개발연구조합은 호주 제나시스사의 제나맵을 중심으로 각각 과제를 수행하겠다고 나섰다.

이들 조합은 4개의 중과제(기본SW、 매핑SW, DB기술、 응용SW(SI))에 각각의 책임자를 선정하고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이는 기술개발을 4개의 중과제별로 분리 추진하겠다는 과기처의 방침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과기처는 중과제 위주의 사업수행을 밝히긴 했지만 4개의 과제를 일괄적으로 한 컨소시엄에 맡기는 소위 대과제 형식의 기술개발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사실 GIS업체들은 지난 8월까지만 해도 국가GIS 기술개발사업에 대한 구체적 구상을 가지지 못했다.

과기처가 추진하는 기술개발이 기업에 줄 경제성의 불투명、 즉 상용화가 안될 경우에 대한 우려가 그 주된 이유로 작용했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선발업체의 기득권이나 GIS사업자로서 경쟁업체가 공급하고 있는 기본SW를 기술개발의 중심SW로 선정할 경우 받을 불이익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때 GIS를 주도하는 중심기업들이 이 분야에 대해 거의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해 기술개발의 파행우려까지 보여왔던 데는 이러한 복합적 요인이 작용했다.

이런 가운데 호주 제나시스사가 국내GIS 구축사업과 관련한 툴및 회사소개등 대한공략을 본격화하자 국내 최대사업자인 쌍용정보통신도 당초와는 달리 참여의지를 보이면서 상황이 반전돼 2개 컨소시엄이 구성되기에 이르렀다.

SW개발연구조합과 한국SI조합은 대기업.중소기업을 망라하고 있다. 당초 "발만 담근다"는 표현 그대로 기술개발 참여에 소극적이었던 기업들까지 포함시켜 컨소시엄을 엮어냈다.

SW개발연구조합은 기술개발 중심툴로 호주 제나시스사의 제나맵을 선정했는데, 제나시스는 19년의 역사를 가진 업체로 지난해 말부터 국내에 자사툴 소개를 본격화해 왔다.

세계시장점유율이 2.4%에 이르는 제나시스사는 최근 유저사이트의 증가를 바탕으로 대한 공략에 나서고 있는 업체로 다양하고도 강력한 코어모듈을 가지고 있다.

제나시스사는 자사 소스코드중 한국시장환경에 적당한 30%의 소스코드와 인하대 배해영교수의 "코레드지오"툴 기술력 70%를 합쳐 총 30억원의 기술이전료로 한국적인 툴을 만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제나시스는 고산정보기술과 합작으로 제나시스코리아를 설립하고 이를 중심으로 GIS기술개발결과가 나오면 기술개발 참여업체를 주주로 해서 세계시장에 도전한다는 전략이다.

한국SI조합은 기술개발중심툴로 영국 레이저스캔사의 고딕툴을 선정했는데, 레이저스캔사는 26년의 개발경험을 가진 업체로 세계시장점유율에서 제나시스에 다소 뒤지나 객체지향형.오픈GIS.개발툴키트의 3박자를 모두 구비하고 있다.

레이저스캔사는 국내 최대 GIS사업자인 쌍용정보통신과 제휴관계、 한국통신한국이동통신 서울이통 나래이통 등에의 "고딕"툴 공급실적 및 완벽한 한글지원 기능 등이 부각된다.

이번 SI조합 중심의 기술개발 참여와 관련、 레이저스캔사는 12억원에 자사의 최신버전인 고딕 1.0 및 2.0버전에 대한 1백% 소스코드 공개의사를 밝혔다.

SI조합은 기술개발 주력툴을 "고딕"으로 하되 매핑분야에서는 미ESRI사의 공간데이터엔진(SDE)기술을 참여시키고 있다.

SI조합측은 기술개발에 대해 참여업체 모두가 똑같은 지분을 출자하고 기술개발성과는 모두 똑같이 산재권을 갖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양측의 계획은 전반적으로 GIS기술 확산이라는 과기처의 방침에는 부합하고 있다.

그러나 기술개발성과라는 파이를 분배하는 방법에서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과기처는 어떤 툴을 선정할 것인가에 대해 정확한 기술판단과 함께 이를 토대로 최적의 기술성과가 나오도록해야 하는 책임을 지고 있다.

근본적으로 국가 GIS기술사업을 통해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어떻게든 일정수준의 GIS기술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데서 이 과제의 성패가 결정나게 된다는 점이다.

이들 양 조합의 기술개발 제안서는*우편평가 *전문위원 평가 *전문위원회 평가 등의 단계를 거쳐 최종 선정된다.

과기처 최은철 서기관은 심사과정에 대해 "우편평가는 과기처의 산하기관인 STEPI(과기정책연)가 선정한 제3자、 전문위원평가는 STEPI관계자、 그리고 전문위원회 평가는 과기처가 참여한 전문가그룹에 의해 각각 이뤄진다"고 설명하고 있다.

과기처는 GIS기술개발 주관컨소시엄에 대한 최종 결정이 늦어도 올 11월초까지 완료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GIS기술개발은 국내기술이 미약한 가운데 이뤄지는 보이지 않는 미래 정보시대의 사회간접자원(SOC)이라는 점에서 과기처의 책임은 막중하다.

<이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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