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정보 쓰레기통

「정보해방을 추구한다. 명령조의 간섭은 거부한다. 권력의 분산을 촉진한다. 시대의 첨병이 되기 위해 첨단을 달린다.」

미국의 PC통신망 웰(Well)의 전자토론장에서 컴퓨터 통신인들이 내린 사이버펑크의 세계관의 일부다. 사이버펑크가 이같은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일등공신은 뭐니뭐니해도 인터넷이다. 인터넷이 네트워크형 사회의 첨병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올해는 인터넷의 폭발적인 확산으로 사이버시대의 도래를 실감케 한 한 해였다. 인터넷이 「기회의 바다」로서 위력을 톡톡히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5천6백만명이었던 전세계 인터넷 인구는 올해 7천만명에서 99년 2억명을 넘어선 뒤 2000년까지 계속 폭증해 세계인구 50억중 10억이 인터넷을 이용하리라는 것이 미국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IDC의 예측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전산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인터넷 사용인구는 75만명으로 지난해(39만명)보다 두배 가까이 늘어나 인터넷 열풍을 짐작케 했다. 국내 인터넷 가입기관수도 지난해 5백60여개에서 올해 2천4백여개로 3배 이상 늘었다.

제일기획이 지난 여름에 직장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인터넷 사용현황」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0%가 「일 주일에 2회 이상 인터넷을 이용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91%가 「미래사회에서 인터넷은 필수」라고 대답해 2000년대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인터넷이용이 보편화될 것임을 예고했다. 그러나 이같은 인터넷에도 명암이 교차하고 있다. 인터넷이 대중화되면서 통신지체, 사이버 범죄, 사생활 침해 등의 부작용도 함께 심화되고 있다. 인터넷에는 「음란 폭력물의 온상」이라는 혐의가 붙은 것은 물론이고 「정보의 쓰레기통」이라는 오명까지 씌워져 있다. 「인터넷은 사람들에게서 좋은 정보와 쓰레기를 구별하는 능력을 빼앗아 가고 있다」는 이탈리아의 기호학자인 움베르토 에코의 말에 귀 기울 때가 됐다. 정보 쓰레기를 줄이자는 이유있는 비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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