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PC시장 삼국시대 개막

「내년 PC시장의 판도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삼성전자와 삼보컴퓨터 등 두 기업이 주도권을 행사해왔던 국내 PC시장에 LGIBM이 정식출범하면서 이들 빅3의 각축전이 내년 PC시장의 최대이슈가 될 전망이다.

국내 PC시장에서 그동안 탄탄한 아성을 구축해온 삼성전자와 삼보컴퓨터에 맞서 2위와의 격차가 배 이상 벌어지는 만년 3위라는 위치에서 사업을 근근히 지탱해온 LG전자가 IBM이라는 세계 최대의 컴퓨터업체를 파트너로 삼아 LGIBM을 본격 출범시킴에 따라 이들 선두 두회사와의 공방전이 불가피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3개 기업들의 치열한 주도권경쟁은 내년 국내 PC시장의 판도변화는 물론 침체된 PC경기를 활성화 시킬 수 있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들 3사간 한치도 양보없는 치열한 공방전은 관련업계의 관심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빅3간 공방전의 열쇠는 공세의 입장에 있는 LGIBM. LGIBM은 출범과 동시에 내년도 PC시장에서의 시장점유율을 15%로 끌어올리고 99년까지 25%로 국내 PC시장에서 1위업체로 부상한다는 목표를 대외적으로 공식발표하면서 삼성과 삼보컴퓨터에게 포문을 열었다.

LGIBM은 가격은 LG, 기술은 IBM 수준에 맞춰 국내 고객에게 최선의 PC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기본전략을 세워놓고 출범과 동시에 대대적인 광고전을 전개, 이미지 확산작업에 착수했다.

여기에 단기간의 매출확대를 위해 삼성 및 삼보의 우수 인력 및 대리점들의 스카웃작업에 나서는 등 삼성과 삼보에 대해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밀었으며 또 내년 폭발적인 수요증가가 예상되는 공공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행정전산망용 PC입찰에 참가, 공급권을 수주함으로써 공급확대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같은 LGIBM의 공세에 가장 긴장하고 있는 업체가 삼보컴퓨터다. 삼보는 LGIBM으로부터 자사의 영업인력 및 대리점들에 대한 스카웃 손길이 계속됨에 따라 집안단속에 나서는 한편 LGIBM의 공세에 맞서기 위한 다각적인 대응책을 마련, 실행해 나서고 있다.

특히 지난 93년까지 PC전문기업으로서 국내 PC시장에서 10년간 부동의 1위자리를 지켜온 삼보컴퓨터로서는 94년 삼성전자에 그 자리를 물려준데 이어 LGIBM에 2위의 자리까지 넘겨줄 경우 사실상 PC사업을 존속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그만큼 LGIBM의 공세를 차단하는 데 필사적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보컴퓨터가 그동안 LG전자로부터 공급받아온 모니터의 공급선을 대만기업으로 돌리고 대리점망의 확충과 함께 정보통신양판점인 전략매장의 설립을 서두르고 있는 것도 LGIBM과 정면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방침이 이미 내부적으로 세워졌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전문기업으로 자금 및 인력, 여기에 유통망까지 객관적으로 열세인 삼보컴퓨터로서는 공룡기업인 LGIBM의 등장으로 직접적인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내년이 삼보컴퓨터로서는 위기의 한해가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LGIBM의 출범에 대해 삼성전자는 삼보컴퓨터에 비해 다소 느긋한 입장이다. 시장점유율 뿐만 아니라 제품인지도, 유통망 등 모든 면에서 LGIBM에 비해 한 발 앞서가고 있어 당분간은 커다란 위협이 되지 않을 것라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그러나 상대가 경쟁그룹인 LG인데다 어차피 LGIBM의 최종목표가 삼성일 수 밖에 없어 내부적으로는 LGIBM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PC시장을 이끌어가는 우리의 파트너로서는 LGIBM보다 아무래도 삼보컴퓨터가 편안한게 사실』이라는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 이야기는 삼성의 현재 입장을 설명해주고 있다.

특히 LGIBM이 LG그룹에서 생산하는 제품중 유일하게 경쟁업체인 삼성그룹과 시장점유율에서 배 이상 차이가 나는 PC사업에서의 치욕(?)을 만회하기 위해 그룹 차원의 지원을 업고 대대적인 공세를 벌일 것이 분명해 삼성으로서도 사전에 이에 대비해야 하는 입장이다.

삼성전자가 대대적인 유통망 확충과 함께 대리점 지원 정책을 사전지원에서 사후지원으로 전환하는 한편 대리점 정예화전략 등을 적극 추진하고 전략적으로 저가의 제품출시를 계획하고 있는 등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한 것도 LGIBM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내년 국내 PC시장은 삼성전자와 삼보컴퓨터 양사 구도에 LGIBM이라는 거대기업이 가세함으로써 한치 앞도 분간할 수 없는 치열한 격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따라 향후 시장구도에도 커다란 영향을 주는 한해가 될 전망이다.

<양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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