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삐제조업계, 고속 제품에 승부건다

「고속 무선호출 시장을 잡아라.」

내년부터 본격 상용서비스 될 고속무선호출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무선호출기 제조업체들이 시장선점을 위한 기술개발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난 93년 10월 서울, 나래이동통신 등 10개 지역무선호출사업자의 탄생이 팬택, 텔슨전자, 스탠더드텔레콤 등 이른바 「삐삐3총사」의 부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고 지난해 7월부터 서비스가 도입된 광역무선호출 서비스가 엠아이텔이라는 히트기업으로 탄생하는 동기를 부여한 것처럼고속무선호출 서비스 역시 제3의 스타기업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 고속 무선호출 단말기 사업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는 업체는 신규 업체들이다.

델타콤, 와이드텔레콤, 한국포리텍, 두원전자, 공성통신, 에이텔 등 신규업체들은 고속삐삐의 상용서비스 개시에 앞서 기술개발 인력을 대폭 충원하는 동시에 개발비를 집중 투자하는 등 고속삐삐 시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이미 고속 삐삐제품 개발을 완료, 시험테스트를 마친 것으로 알려져 「결전의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신규업체들의 도전에 대한 기존 업체들의 대응도 만만찮다. 팬택, 스탠더드텔레콤, 텔슨전자 등 삐삐 3총사는 별 재미를 보지 못했던 광역삐삐시장에서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이미 고속삐삐를 개발했으며 엠아이텔도 새로운 「제2의 도약」을 꿈꾸기 위해 내년 7월께 제품개발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고속 삐삐시장을 둘러싼 제조업체들간의 열기가 뜨거워 지고 있는 것은 고속삐삐 시장의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015무선호출사업자들이 등장한 뒤 삐삐3총사들이 1백억원 이상의 매출실적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현재 대략 3백억원 정도의 매출실적을 기록하는 등 중견업체로 자리를 잡았다.

이어 탄생한 광역삐삐시장에서는 엠아이텔이 전체 가입자 1백80만명중 50%를 넘어서는 90만대 가량을 판매해 올해 매출액이 3백6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삐삐 제조업체들은 마찬가지로 고속삐삐가 새로운 도약을 위한 계기를 제공할 것이라는 데 이견을 달지 않는다..

우선 고속삐삐가 기존삐삐의 서비스 품질을 대폭 향상시켜줄 수 있는 데다 문자, 광역삐삐, 양방향 고속삐삐 등 기존 삐삐에서 제공되지 않는 신규 서비스를 제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새로운 시장이 창출될 것이라는 의미다.

또한 가격도 기존 광역삐삐보다 10%정도 높은 8만원선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점도 고속 무선호출 단말기 시장의 장래를 밝게 점치는 이유중의 하나다. 연간 50만대만 공급돼도 시장규모가 4백억원정도는 훨씬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는 분석이다.

고속 무선호출 시장을 낙관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이유는 제3사업자의 출현이다. 지난 6월 수도권지역에서 사업권을 획득한 해피텔레콤이 당초 예정했던 서비스개시 시기를 내년 7월에서 한두달 정도 앞당기고 서비스도 기존업체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고속서비스로 시작한다는 방침을 굳히고 있다.

또 수도권지역에 이어 내년 부산과 대구, 경북지역에도 신규통신서비스 사업자가 허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시장잠재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비관적인 의견도 적지 않다. 가장 큰 수요처중의 하나인 015삐삐 사업자들이 내년 2월부터 상용 서비스에 들어갈 발신전용휴대전화(CT2)서비스 제공을 계기로 착신기능까지 겸비한 신규서비스 개발에 더 비중을 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상대적으로 고속삐삐에 대한 투자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내년 말 상용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는 한국이동통신의 서비스 도입여부가 고속삐삐 활성화의 최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김위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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