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21세기의 자동화 동향

해마다 늘어나는 시설장비의 수입이 인건비 상승에 따른 경쟁력 상실의 원인보다 더 큰 또 하나의 우리나라 경쟁력 상실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최근 산업전반에 걸쳐 정부차원의 국제경쟁력 10% 높이기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이에 따른 장기적인 계획의 하나로 시설장비 및 관련 기자재의 국산화율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려 외화낭비를 막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오늘날에는 비록 많은 설비가 국산화 되고는 있으나 이 국산화된 설비에 탑재, 채택되고 있는 주요 기자재 및 소재를 보면 아직도 수입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지난 90년에는 국내업들이 많은 설비 및 기자재를 수출하는 유럽지역에서 차세대 자동화설비 운영방법의 혁명이라 할 수 있는 설비의 통신화에 관한 EU통합이 이루어졌다.

이에 따라 90년 이후 독일의 지멘스社 등에서는 자동화통신 전용 IC인 ASI(Aktuator Sensor Interface)가 개발되었고 진행 계획에 따라 94년 하노버 전시회를 시작으로 독일을 중심으로 한 전 유럽업체들의 통신용 자동화부품 판매가 시작됐다.

이와 관련한 부품들은 최근 약 3년간의 연구노력으로 개발이 완료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앞으로의 약 3년 동안은 전체설비의 통신화 개발이 진행돼 시장에 선보여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부분적으로는 설비의 통신화가 이루어졌으나 대체로 오는 2000년 정도에는 모든 설비의 통신화개발이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또한 21세기중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모든 설비 자동화에 있어 새로운 세대의 시작을 의미한다.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자면 설비의 통신화란 ASI IC가 내장된 각종 센서 및 유공압기기,또는 엔코더, 전기모터 등 산업용 컴퓨터 혹은 프로그래머블 로직 컨트롤러(PLC)에 탑재돼 각각의 마스터 사이에서 직접 정보를 통신교환하는 시스템이 갖춰지는 것을 말한다. ASI IC를 탑재할 경우 복잡한 케이블 배선이 없어지며 노이즈 등의 방해 및 발생을 최소화한다. 또한 즉시 보수해야 할 부위를 찾아 쉽게 보완할 수 있어 유지보수 비용이 저렴해지는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독일의 자동차업체인 벤츠社에서 통신방법을 제어할 수 있는 자동차가 개발됐다고 발표하는 등 단위제품 즉 CNC, 직기 등에도 ASI IC내장형 제품의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같은 ASI IC내장형 단위 제품들이 연계되면 공장 전체의 설비를 메인센터에서 제어할 수 있는 통신화를 이룰 수 있게 됨을 뜻하는 것이다.

일본에서도 최근에는 상당 부분의 통신용 자동화설비 부품이 개발돼 일반에게 공개되고 있다. ASI IC는 현재의 메모리 IC만큼의 큰 시장은 아니지만 국내에서도 언젠가는 개발이 되어야 할 유망시장임에 틀림없다. 이미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방향설정과 투자, 개발이 이루어진다면 21세기에는 선진국가들과 경쟁해 볼 수 있지 않을까하고 생각해본다. 우리나라가 산업 선진국으로의 행진을 계속하기 우해서는 분명히 미래에는 산업설비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전환이 되어야 할 것이며 그때에 이르러서야 진정한 산업 선진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朴鍾久 레시너코리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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