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T(New Technology)」마크 제도가 시행된 이래 첫 재심사 요청이 들어와 파문이 예상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자기식안정기 전문업체인 금산산업(대표 한상리)은 최근 제일조명(대표 배천수)이 지난 93년과 95년에 각각 NT마크를 취득한 40W 및 32W용 자기식안정기에 대해 『이 기술이 해외에서 먼저 공개된 것이며 국내에서도 90년대 초부터 여러 회사에서 생산하고 있어 국내 최초로 개발된 신기술 또는 신제품에 부여하는 NT마크를 부여한 것은 잘못』이라며 국립기술품질원에 재심사를 요청했다.
공업진흥청이 지난 93년 신기술 개발촉진을 위해 제정한 NT마크 관련 재심사 요청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동안 NT마크에 대한 업계의 불만이 가중돼온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자기식안정기에 대한 재심사 요청을 계기로 무효신청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금산산업은 ▲공진전압을 형성해 점등(일명 세미공진형)시킨다는 제일조명의 이론은 이미 73년 일본 조명학회지 57권에 「점등회로 안정기 발달 전망」이라는 제목으로 이론과 회로도가 발표됐고 ▲지난해 7월 제일조명이 품질 인정 신청한 구조 및 원리설명 내용중 일부가 일본 조명학회지의 원문을 그대로 인용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신기술이라고 하기 어려우며 ▲국내에서도 제일조명이 NT마크를 취득하기 이전인 90년대 초부터 이 원리를 이용해 금산산업을 비롯,금호전기, 광명전기, 대금전기, 동도전기 등에서 제품을 생산해 신제품으로 보기에도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재심청구서를 기술품질원에 제출했다.
특히 이 기술은 국내에서 실용신안으로 89년 등록(제 62769호)됐으나 일본에서 이미 출원됐다는 민원이 잇따라 특허청이 재심사를 해 지난해 등록을 무효화 한 바 있어 NT마크도 재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금산산업 관계자는 밝혔다.
이같은 금산산업의 재심사 청구에 대해 국립기술품질원은 『관련자료를 검토해 곧 재심사에 들어갈 방침이며 문제가 있다면 NT마크를 취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그동안 NT마크 심사과정에서 관련업계의 의견을 청취하지 않아 신기술 신제품이 아닌 경우에도 마크를 부여하는 경우가 있는데다 NT제도가 신기술 촉진이라는 본연의 목적과는 달리 취득업체의 독점영업 수단으로 활용돼 공정거래법에도 어긋난다』며 NT제도의 개선을 촉구했다.
한편 제일조명측은 이에대해 『일본기술을 기반으로 한 것은 사실이지만 자체 기술개발을 통해 안정기 회로 특성을 개선하고 품질을 향상시킨 것도 사실』이라고 주장하고 『이같은 점을 인정했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NT마크를 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권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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