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부품산업 한해를 돌아본다 (8);스피커

스피커업체들의 올 한해는 내우외환에 시달리면서 활로를 모색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오디오시장 침체에 따른 내수정체와 동남아산 스피커의 득세에 따른 수출부진으로 스피커업체들은 대부분 한 자릿수 성장에 만족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개발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는 각 업체들은 품질면에서도 동남아산이 국산에 뒤지지 않아 곧 해외시장을 완전석권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해외공장 설립과 증설에 박차를 가했다.

LG포스타가 베트남 공장의 증산에 들어갔고 한국음향은 중국공장의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한편 인도네시아에 합작공장을 설립했다. 북두도 인도네시아공장을 폐쇄하고 중국 천진공장의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등 가격경쟁력 확보에 온 힘을 기울였다.

주요 업체들의 성적을 보면 먼저 지난해 5백89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LG포스타는 올해 18.8% 성장한 7백억원 가량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올초 계획했던 7백46억원에 못미치는 것이며 경상이익도 지난해 11억8천만원에 비해 5억3천만원이 감소한 6억5천만원,단기순이익도 4억원 가량 감소한 5억2천만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엔케이텔레콤은 올해 총 매출 예상액 4백70억원 중 스피커부문은 당초 계획했던 2백40억원에 훨씬 못미치는 1백80억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매출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총 매출액이 2백23억원이었던 엔케이텔레콤은 팩스모뎀, 사운드카드, 무선호출기 등 정보통신기기 시장진출로 올해 매출이 급증했으나 스피커 부문의 경우는 해외시장에서 경쟁력하락으로 당초 계획치에 못 미치는 부진을 기록했다.

지난해 2백5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북두도 올해는 7% 성장한 2백2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순이익규모에서는 해외공장 확대에 따른 투자부담 증가로 지난해에 5백만원의 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에도 상반기에만 6천1백만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적자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1백60억원 매출을 기록했던 삼성전기의 스피커부문도 지난해와 비슷한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매출 1백억원 이하대의 중소업체들도 지난해와 비슷한 한자릿수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96년은 스피커업계 전반적으로 성장이 정체된 한해였다고 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내년에도 경기회복의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스피커업체들은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동남아와 동유럽 등지로 해외진출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여 스피커업체에 부품을 공급하는 스피커 부분품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권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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