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운드카드 생산업체들이 국내 시장의 80%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싱가포르산 사운드블라스터를 겨냥해 공격적인 영업전략을 전개하고 나섰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솔전자, 가산전자, 훈테크, 비티씨정보통신 등 국산 음악카드 생산업체들은 최근 대대적인 신제품 출시와 함께 보상판매 등 다양한 판촉전을 펼치는 등 시장 재탈환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 음악카드 시장은 불과 2년전만해도 옥소리와 사운드마스터 등 국산품이 전체 시장의 85% 가량을 장악했지만 지난해 M&A와 부도 등의 여파로 판매량이 격감, 현재는 국산품의 시장점유율이 25% 안팍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솔전자(대표 조동완)는 기존 옥소리 사운드카드에 대한 이미지가 호환성 결여, 물량 밀어내기, 저가판매 등 부정적인 측면이 많다고 판단, 지난달부터 제품 브랜드명을 「시너비트」로 바꾸고 32폴리 미디 사운드카드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공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한솔은 특히 지난 91년부터 1백만장 이상 판매된 舊 옥소리 사운드카드 전제품에 대한 파격적인 보상판매를 실시, 10% 수준까지 떨어진 시장점유율을 연내에 3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가산전자(대표 오봉환)도 DVD, 셋톱박스, 위성방송수신기 등에 포함될 사운드 모듈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최근 사운드카드 시장에 진출, 미국 락웰사의 고성능 32폴리 음원 칩세트를 내장한 고품위 사운드카드 「웨이브엑스32PnP」를 전국 2백50여개 대리점을 통해 판매중이다.

훈테크(대표 김범훈)는 사운드블라스터와의 차별화 전략으로 스튜디오 수준의 전문가용 오디오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8트랙 방식의 전문가용 3세대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용 사운드카드 「사운드트랙97PnP」를 개발, 이달부터 본격 시판에 나선 상태다.

이밖에 비티씨정보통신, 하이퍼텍, 에스엠시, 서한전자 등 주변기기 업체들도 「비티씨185X」 「보이스플럭」 「스펙트럼 웨이브 32PnP」 「하이웨이 3000」 등을 판매해 사운드블라스터가 장악하고 있는 음악카드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한편 싱가포르 크리에이티브의 국내 총판인 제이씨현시스템(대표 차현배)은 최근 사운드블라스터PnP 시리즈를 단종시키고, 인터넷기능을 대폭 강화한 「사운드블라스터IE(인터넷에디션)」시리즈를 주력제품으로 채택하는 등 국산품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시판중인 국산 신제품은 사운드블라스터에 비해 성능이 떨어지지 않으면서 가격도 휠씬 저렴하다』며 『내년에 국산품 시장점유율이 30~40% 이상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남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