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대우전자, 톰슨멀티미디어 인수 무산

대우전자는 프랑스 정부의 톰슨그룹(SA) 민영화 절차 중단발표에 대해 현재로선 『어떠한 가정도 내세울 수 없다』고 밝혀 톰슨멀티미디어 인수가 수포로 돌아갔음을 사실상 인정했다.

대우전자는 5일 오전 배순훈 회장 주재로 긴급 임원회의를 가진 후 『대우전자는 프랑스 정부의 이번 결정은 대단히 의외이며 대우전자의 인수조건 제시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데서 온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짧막한 공식 입장을 밝혔다.

대우전자는 이러한 공식 입장을 밝히면서 민영화 재개시 다시 톰슨멀티미디어 인수경쟁에 뛰어들 것인지, 또 톰슨 민영화에 따른 프랑스 정부의 보조금 지원이 달라질 경우에도 인수경쟁에 가세할 것인지 등 앞으로의 상황변화에 대한 입장을 유보했다.

대우전자는 민영화위원회가 대우의 톰슨멀티미디어 인수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견을 제시한 이유로 프랑스 정부가 지원해 얻어진 첨단기술이 제3국인 대우로 넘어가는데 대한 우려, 대우전자의 프랑스에 대한 투자및 고용창출 약속이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점, 대우와 라가르데르 사이에 맺은 양도계약의 이행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 등으로 이는 이해가 불충분하기 때문에 빚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프랑스 정부도 톰슨그룹(SA) 민영화 절차를 잠정 중단한데 대해 민영화위원회의 견해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는데, 민영화위원회측은 대우의 취약한 재무구조에 비추어볼 때 적자와 부채 덩어리인 톰슨멀티미디어를 회생시킬 수 있는 경영능력이 있는지 우려를 표명하는 입장을 프랑스 정부측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장 아르튀스 프랑스 경제재무장관도 톰슨사가 개발한 기술은 정부의 보조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며 대우의 인수는 이를 보상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혀 앞으로 민영화 절차를 재개한다 해도 대우를 배제시킬 것임을 시사했다.

톰슨그룹이 프랑스 정부에 의해 라가르데르 그룹과 한국의 대우가 공동 인수자로 내정되면서 톰슨멀티미디어 노조와 언론, 야당 등으로부터 맹렬한 비난공세에 직면해왔는데 최근에는 톰슨그룹에 대한 정부의 보조금 지원에 대해서도 유럽연합(EU)위원회와 마찰을 빚음으로써 대우를 포함시킨 민영화 작업이 재개된다해도 대우측이 받아들이기 힘든 보조금 지원조건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전자업계 한 유럽전문가는 『대우가 톰슨인수에 실패했다 하더라도 앞으로 해외시장에서 비즈니스 측면에서 얻게 될 무형의 이익은 적지 않다』고 분석하면서 『특히 배순훈 회장 개인은 국제경제계에서 상당한 이미지를 심는 계기가 됐음에 틀림없다』고 귀띔했다. 이는 국제사회에서 대우전자뿐 아니라 한국 기업들이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볼 때 이번 대우전자의 톰슨멀티미디어사 인수 실패가 결코 심각한 타격이 아님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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