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정보통신부는 소프트웨어산업 종합 육성계획안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청와대가 소프트웨어 중심의 정보통신산업을 미래전략산업으로 중점 육성하겠다는 시책을 발표한 뒤 그 후속조치로서 소관부처인 정보통신부가 각계 의견을 들어 마련한 것이다. 이에 앞서 정보통신부는 지난달 22일 정부 예산 50억원을 투입, 정부 정책과 민간기업간 교량역할을 수행할 재단법인 한국소프트웨어지원센터를 설립했다.
이 단체의 설립과정이나 위치 또는 각계에서 걸고 있는 기대치로 볼 때 한국소프트웨어지원센터는 앞으로 청와대-정보통신부의 소프트웨어산업 중점 육성시책을 그대로 민간기업들에 전파할 메신저 역할 수행이 자명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다음달 4일 개소식과 현판식을 앞두고 재단법인 한국소프트웨어지원센터 김택호 이사장을 직접 만나 본다. 그는 이 센터 출범의 산파역을 했던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회장직도 겸하고 있다.
-한국소프트웨어 지원센터의 역할이나 사업 방향은 어떻게 정해졌습니까.
기본적으로 정부시책을 산업발전에 효율적으로 연계시키면서 동시에 업계 애로점을 정부측에 전달하는 역할입니다. 그러나 과거처럼 산업정책을 정부 주도로 이끌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터전을 마련해 준다는 얘깁니다. 예컨대 소프트웨어업체들이 대부분 소기업 형태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서 개발업체 밀집지역에 고가의 개발장비나 공동이용 시설을 마련, 신기술이나 제품 개발활동을 지원하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또 「창업지원실」을 조성, 신규 창업을 적극 지원할 생각입니다. 아울러 경영지도 및 제품 발표도 센터에서 지원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조직구성이나 구체적인 사업내용은 마련돼 있습니까.
소프트웨어 지원센터는 크게 소프트웨어 연구개발지원, 정보기반지원, 창업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연구개발 지원사업은 영세기업과 예비창업자에게 각종 개발장비나 시설을 공동 이용할 수 있도록 오디오 및 비디오 편집실을 비롯, 컴퓨터그래픽실 등을 갖추고 초고속정보통신망과 인터넷의 자유로운 활용도 가능하도록 만들 생각입니다.
정보기반 지원사업은 종합정보지원실을 마련해 소프트웨어 신정보를 온라인 서비스하며 관련 도서 및 자료 등도 상시 비치함으로써 전문도서관의 기능을 수행할 예정입니다.
창업지원사업은 아이디어와 기술력이 풍부한 예비창업자를 발굴, 서울 구의동 창업보육센터에 2년간 저렴한 비용으로 사무실을 임대하고 경영 자문이나 기술지도 등을 지원할 생각입니다.
창업보육센터의 사무실을 21개실로 확대하고 워크스테이션과 회의실, 교육실, 휴게실 등 공동이용시설도 대폭 확충할 생각입니다.
-기반조성을 위한 정책조사 연구사업과 지원센터 확대계획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정책조사연구는 조직의 장기발전계획과 업계의 실태 등을 조사분석한 업무로 향후 소프트웨어산업 동향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따라서 정책조사 연구사업은 지원센터의 장기사업으로 간주, 체걔적으로 운용해 나갈 예정입니다.
지원센터는 내년에 8억6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부산과 대구, 광주, 대전에 센터를 설치하고 98년에는 서울의 중앙지원센터를 독립건물로 건립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와의 업무중복을 우려하고 있는데요.
한마디로 편견입니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는 지난 94년부터 지원센터 설립의 필요성을 정부에 끊임 없이 건의해 왔습니다. 이번 지원센터설립은 소프트웨어산업협회의 노력의 결과로 평가됩니다. 일부에서 우려하는 창업보육기능과 정책조사연구 등은 중복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으나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입니다.
소프트웨어산업 협회장이 초대 지원센터 이사장직을 맡고 있어 상호 역할분담이나 업무조정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봅니다.
-끝으로 국내 소프트웨어산업의 문제점과 그의 해결방안에 대해 말씀을 해주시지요.
소프트웨어산업 육성은 이제 국가적인 문제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대통령께서도 소프트웨어산업을 포함한 정보통신산업 육성의지를 천명한데 이어 정보통신부도 종합육성계획안을 마련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이런 시점에서 국내 소프트웨어산업 육성을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는 수요확대와 인력확보, 기업경영자금 지원, 구매제도개선 등이라고 봅니다.
수요확대는 정부 공공기관이 앞장서야 합니다. 재경원은 지난 3월 정부 공공부문의 소프트웨어 구매확대를 위해 정보화예산 중 10% 이상을 소프트웨어 구입예산으로 책정토록 제도화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 비율은 소프트웨어 비중이 급속도록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대폭 상향 조정해야 합니다. 일본의 경우 70% 이상 반영하고 있는 사실을 참조해야 합니다.
기술부문에서는 정부가 기술개발 등에 배분하고 있는 자금정책 등을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국책연구기관들에 대해서도 민간기업이 시행하고 있는 연구결과에 대한 평가기법을 도입, 제도화할 필요성이 있는 지도 생각해 볼 일입니다.
인력확보 부문에 있어서 최근 들어 이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것은 급속한 정보화의 진전과 신규 통신업체의 대량 수요가 동시에 일어나게 된데 연유가 있습니다.
이의 해결을 위해서는 정보와 전산학과 출신의 인력만이 기술인력으로 보는 견해는 바꿔야 합니다.
또한 현행 정보처리 기술자격제도도 이 시점에서 재검토해 현실에 맞게 재검토 조정되어야 합니다.
경영자금 확보는 정부가 필요한 자금을 원활하게 융통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국내 소프트웨어사업자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영세기업들에게는 물적담보 부족, 일선창구 지원의 의식결여로 이들 제도를 이용하는데 많은 제약을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양봉영 기자>
김택호 이사장 약력
61년 한양대 전기공학졸업
77년 현대중공업 기술영업이사
86년 현대전자산업 반도체사업 전무
91년 현대로봇산업 사장
93년 현대정보기술 사장(현재), 한국소프트웨어산협회장(현재)
96년 한국소프트웨어산업지원센터 이사장(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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