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LG전자 PCB사업부 거취 또다시 주목

LG전자부품이 최근 일본 알프스와의 합작관계를 청산하고 LG그룹의 명실상부한 종합 전자부품업체로 거듭나기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어 LG전자 PCB사업부의 향후 거취가 또다시 PCB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말 LG전자의 일부 조직개편 당시 조직축소와 사업구조조정의 명분으로 계열사 이관설이 한때 나돌다 사그러졌던 LG전자 경기 오산 PCB사업부(OBU)의 계열사 분리통합설이 LG전자부품의 재출범으로 업계 안팍에서 조심스레 불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는 과거 금성전기, 금성통신을 거쳐 LG전자에 둥지를 튼 이래 빠르게 자리를 잡아 최근 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LG전자 PCB사업부가 「잔류냐 LG부품으로의 이관이냐」에 따라 향후 설비투자나 마케팅에 적지않은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LG전자 PCB사업부의 LG부품 이관에는 현실적으로 상당한 난제가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우선 LG전자가 PCB사업을 LG부품으로 넘기기엔 현재 PCB부문의 덩치가 만만치 않고 실적도 좋다. LG PCB사업부는 현재 LG전자의 주력사업인 여러 가전제품을 제치고 디스플레이와 함께 몇 안되는(?) 효자품목이고 최근 몇년간 성장률이 30%를 상회하고 있다.

외형면에서도 PCB사업부의 매출은 지난해 1천2백50억원에서 올해는 1천7백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이며, 내년에는 2천2백억원을 계획하고 있다. 이는 LG전자의 입장에서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LG부품쪽에서 보면 별도 사업부로 유치하기에는 대단히 부담스러운 「몸집」이다. 연간 매출이 2천5백억원에도 못미치는 LG부품으로서는 RF부품 등 신규 전략사업 외에 연간 2백억~3백억원의 초 대형투자를 동반하는 PCB사업을 지속적으로 육성하기엔 뚜렷한 한계가 있다는 점도 LG의 PCB사업 이관설에 대한 결정적인 부정론의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이해득실을 떠나 PCB사업부의 이관설은 LG그룹이 알프스의 지분철수를 계기로 장차 반도체를 비롯한 일부 전략품목을 제외하고 그룹내 산재한 여러 부품을 대거 LG부품으로 통합할 계획이어서 명분상으로는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미 LG마이크론의 엔코더부문을 시작으로 LG그룹 부품사업의 LG부품 이관작업은 시작됐다. 물론 LG산전(산전CU), LG전선(전선CU) 등 다른 CU내 부품류는 CU간의 조정문제로 이관에 적지않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같은 전자CU 내의 품목인 PCB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특히 LG그룹으로서도 LG부품이 삼성전기와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고 후발업체인 대우부품과는 순위가 역전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 자존심상 LG부품의 외형부풀리기를 위해서라도 PCB사업부를 우선 이관할 가능성도 결코 배제할 수 없다.

이와관련, PCB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개 그룹차원의 사업구조조정은 전략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실리」보다는 「명분」을 따르기 마련』이라며 『라이벌인 삼성전자의 PCB부문이 계열 종합부품업체인 삼성전기에 소속된 것도 주목할만한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중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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