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통신서비스사업의 경쟁 확대

국내 통신사업에 대한 경쟁바람은 9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시작됐다. 한국통신에 이어 데이콤이 시외, 국제전화 서비스사업에 참여하면서 요금차별화, 서비스의 다양화 등 사업자간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경쟁이 시작되며 경쟁이 한층 치열해다.

이동통신서비스사업도 이와 비슷한 시기에 경쟁이 도입되면서 무선호출분야에선 경쟁도입이 시장확대로 이어졌다. 통신사업자간 치열한 시장 선점경쟁의 결과 무려 3∼4년 만에 세계적으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1천만명의 신규 가입자 유치실적을 거두었다.

결국 통신서비스사업의 경쟁확대는 다양한 서비스 제공과 함께 시장규모의 확대로 이어졌다. 통신 이용자들에게는 다양하고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통신산업계에는 이 분야 산업의 참여폭을 넓혀 일천한 통신시스템사업과 단말기사업의 저변을 확대하는 데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최근들어 통신서비스사업의 경쟁확대는 새로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디지털 이동전화서비스분야의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가격파괴바람이 통신서비스분야까지 확산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지금까지의 통신사업 경쟁체제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물론 이같은 파격적인 통신서비스 가격파괴 바람이 기존 유통질서의 혼란을 야기시키고 있지만 단말기 및 서비스 가격의 저가격화는 이동전화의 대중화를 앞당길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무선호출분야처럼 시장확대로 이어진다면 이 분야의 내수기반을 다지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무튼 산업적인 측면에서 보면 통신사업의 경쟁확대가 국내 통신산업 전체를 뒤흔들 핫이슈로 부상할 것은 자명하다. 국내 통신업체들의 국산화 전략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같은 현상은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개인휴대통신(PCS) 등 신규 통신사업자들의 시스템 구축 추진현황을 보면 이미 외국 업체들의 각축장으로 국내 업체들과 치열한 선점경쟁을 벌이고 있다. 일부 신규 서비스사업분야에서는 국내 통신업체들의 국산화 전략이 전무한 관계로 외국 업체들의 각축장으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통신사업 경쟁은 이제 새로운 틀과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한다. 우선 가장 시급한 현안이 통신서비스분야의 정확한 수요 예측이다. 이제까지 통신사업의 경쟁확대를 위해 몇몇 신규 통신사업자를 선정한다는 막연한 정책에서 정확한 수요예측을 토대로 이를 위한 통신서비스사업 확대가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통신서비스의 경쟁확대를 위해서는 통신사업자를 양산하는 기존 정책의 틀이 새로운 구도로 바뀌어야 한다.

또한 이제부터는 기존 정보통신의 영역을 새롭게 조명해야 한다. 사실 기존 음성위주의 통신서비스나 인터넷 등 비음성통신 등으로 국한시킨 정보통신은 향후 정보사회에서 숱한 한계점을 드러낼 것이 자명하다. 앞으로 정보통신의 인프라는 음성, 비음성 통신뿐 아니라 콘텐트, 멀티미디어, 통신과 방송의 결합 등 다양한 구도로 전개될 것이기 때문이다.

통신 따로 방송 따로 추진되는 정부정책도 이같은 맥락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정립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부분은 정보통신분야의 산­학­연­관 공조체제 구축이다. 물론 앞으로는 정보통신분야에서 정부규제가 완화되고 시장도 자유경쟁체제로 전환되지만 이런 상황일수록 경쟁력있는 정보통신사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시장개방에 대비한 보다 균형잡힌 국가적인 대응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정보통신 전략수립이 체계적이고 합리적이지 못하면 정보통신에 관계하는 모든 계층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보통신분야는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정보사회로 가는 길목에서 정보통신을 효율적으로 육성하고 국내 산업이 실질적인 경쟁력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마련과 추진전략이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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