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초대석] 아남텔레콤 김주채 대표

【대담=양경진 정보통신산업부 부장】

그동안 한국TRS가 독점해온 국내 주파수공용통신(TRS)시장이 본격 경쟁체제로 바뀌었다. 지난 6월 아남그룹이 전국TRS사업권을, 서울TRS 등 TRS 5개 지역사업자들이 신규통신 사업권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가전, 반도체 중심에서 정보통신을 21세기 새로운 주력업종으로 선정하고 지난 90년 초부터 사업권을 획득하기 위해 경쟁에 뛰어든 아남그룹은 막강한 경쟁그룹들의 막판 대추격을 따돌리고 사업권을 거머쥐었다. 서비스 개시를 위해 여념이 없는 아남텔레콤의 김주채 초대사장을 삼성동 아남산업사옥 집무실에서 본지 양경진 정보통신산업부장이 만났다.

<편집자>

-전국TRS사업권 경쟁은 당초 약할 것으로 전망됐는데 막판에 국내 굴지의 물류그룹들이 가세해 개인휴대통신(PCS)사업권 경쟁만큼이나 치열했습니다. 사업권을 획득하고 지난 7월 말 회사설립까지 마치고 나니 어떻습니까.

▲사업권을 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본격적인 업무는 이제부터입니다. 그간 가전, 반도체 등 주로 제조업종 위주로 사업을 꾸려온 우리로서는 서비스사업에 본격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여러가지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첫 단추를 꿰는 시기인 만큼 더욱 완벽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일하다보니 전보다 오히려 더 바빠졌습니다. 특히 국내 제조업체들의 사업환경이 날로 어려워 지고 있는 가운데 서비스사업에 진출하게 돼 앞으로 전개될 국내 정보통신시장 개방의 파고를 어떻게 넘어야 할지 걱정입니다.

-아남텔레콤이 약속한 상용서비스 시기가 내년 7월로 임박하고 있습니다. 당초 약속이 지켜질 것인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저희들의 일에 대해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니 책임감이 앞섭니다. 저희는 내년 7월 경인지역을 포함한 수도권지역과 부산, 경남지역에서 디지털TRS서비스를 개시하기 위해 현재 전문인력 확보와 기지국 설립작업에 착수하는 한편 아남지오넷과 현대전자가 공동으로 디지털TRS장비 개발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우선 시스템분야는 올해 말까지 8백MHz로 개조가 완료될 것이고 단말기분야도 내년 4월까지 개발해 정부로부터 형식승인을 받을 계획으로 있습니다. 스케쥴은 이상이 없을 것으로 봅니다.

-기술개발에 관한 말씀이 나왔으니 한가지 더 묻겠습니다. 일부에서는 아남이 도입할 주파수호핑다중접속(FHMA)장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내년 7월 상용서비스가 어려울 것이라는 루머도 나돌고 있습니다. 기술개발에 관한 일정을 이 기회에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십시요.

▲그것은 말씀하신 대로 어디까지나 루머에 불과할 뿐입니다. 우리 아남텔레콤은 정부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의 내용 대로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입니다. 올해 서비스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 디지털 이동전화 서비스도 불과 1년 전만해도 서비스 개시 여부를 놓고 잡음이 끊이질 않았으나 지금에 와서 이 문제를 거론하는 사람이 거의 없지 않습니까. 아남이 도입할 FHMA기술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 주십시요. FHMA기술은 미래 지향적인 기술로 미국, 유럽국가에서 채택하고 있는 시분할다중접속(TDMA)기술보다는 한 단계 위의 기술이라고 이 기회에 밝혀두고자 합니다. 항간의 루머를 일축하는 것이 바로 우리 아남의 임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국내 디지털TRS장비 개발에 있어 LG전자의 경우 다수의 업체들을 컨소시엄으로 끌여들여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습니다. 아남은 좀 특이하게 현대전자만 손잡고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잘 아시다시피 TRS는 이동전화 서비스처럼 가입자가 1백만명을 넘어서는 보편적인 이동통신서비스가 아닙니다. 특히 초기 디지털TRS시장의 경우 시장여건이 성숙하지 못해 가입자가 별로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초기에는 현대만이 독자적으로 장비를 공급해도 충분하다고 판단돼 취해진 조치라고 이해해 주십시요. 기술개발에 투자한 업체가 최소한 투자비는 환수는 보장해줘야 하는 것이 우리의 입장입니다. 그런 다음 앞으로 이 시장이 커지면 자연스럽게 다른 업체들도 참여시켜 시장을 활성화시킬 장기계획을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또 해외마케팅이 잘돼 있는 현대전자가 우리와 손잡음으로써 해외시장 개척에도 훨씬 유리한 면도 많다고 봅니다.

-이번 신규통신사업자 선정 때 TRS지역사업자들과의 연대가 활발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들 업체들 대다수가 사업권을 획득하는 등 국내 「FHMA돌풍」을 일으켰다고 판단됩니다. 이들과 앞으로의 관계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요.

▲현재 TRS지역사업권을 획득한 업체 중 과반수 이상이 아남텔레콤의 지원을 받아 FHMA프로토콜로 사업권을 획득했습니다. 그러나 TRS지역사업자들과의 관계가 아남의 의도 대로 일방적으로 결정될 수 없고, 또 그래서도 안됩니다. 다만 초기의 국내 TRS시장은 미약하므로 우선적으로 시급한 것은 TRS시장을 하루빨리 활성화하고 수요를 확대하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신규사업자인 TRS지역사업자들과는 경쟁관계가 아니라 서로 협력해 시장을 개척하는 동반자 관계로 발전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잘 알겠습니다만 이들 TRS지역사업자들이 사업권 획득 후 현재 장비선정을 새롭게 모색하고 있어 논란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생각하시고 있는 견해를 밝혀주십시요.

▲이 문제는 TRS지역사업자들이 사업추진에 있어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어 장비변경을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둘다 서로 도와주면서 같이 일해야만 TRS시장이 성숙되고, 따라서 단말기 가격도 자동적으로 하락함과 동시에 가입자 확산이 지속될 것입니다. 만약 TRS지역사업자들이 거꾸로 가면 상호 사업추진에 있어 좋지 않는 일이 생겨 결국에는 공멸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고 봅니다. 아마 TRS지역사업자들도 우리의 참뜻을 최근들어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 장비선정에 있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최근 한미통신협상에서 보듯이 국내 시장개방에 대한 압력이 거세지고 있으며 98년 이후 국내 통신시장을 완전히 개방해야 할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따라서 국내 통신시장이 외국 통신장비업체들의 격전장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통신사업자를 선정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장비의 국산화, 기술의 자립화, 나아가 통신산업 전반의 국제경쟁력 확보에 우리나 TRS지역사업자 모두가 공감해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이번 신규통신사업자 선정과정에서 일부에서는 컨소시업 업체들뿐만 아니라 디지털TRS기술이전을 요구하는 업체들에게도 프로토콜을 공개하겠다고 했습니다. FHMA기술이전 등에 대해 입장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이 문제는 원칙적으로 아남텔레콤이 개입할 문제가 아닙니다. 그러나 내가 알기로는 지오텍은 이미 특허관련 개방정책을 한국통신기술협회(TTA)에 의견을 표방한 바 있으며 실질적인 기술이전을 위해 프로토콜을 포함한 핵심기술의 공개를 발표했습니다. 지난 9월 현대전자와의 기술협정 체결도 이런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남과 지오텍사가 설립한 아남지오넷사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어떤 관계입니까.

▲지오텍사는 미국과 유럽지역의 TRS사업자로써 망구축, 시스템 설계제조,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및 통합서비스를 제공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무선통신분야의 선도기업입니다. 아남그룹은 이 회사와 지난 92년부터 협력관계를 유지해온 이래 지난해 12월 50대50의 비율로 국내에 아남지오넷을 설립했습니다. 아남지오넷은 아세아지역에서 라이센스를 가지고 있는 엔지니어링 전문회사이고 아남텔레콤은 운영사업자로서 그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상호 보완적인 관계라고 할까요.

-현재 아남그룹 부회장직을 맡으면서 초대 아남텔레콤의 사령탑을 맡게 됐는데 특별한 동기가 있는지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아남이 92년 기술제휴선인 미국 지오텍사에 투자한 이후 그룹 차원에서 TRS사업을 추진해온 것을 앞으로도 연속성을 잃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또 지오텍으로부터 기술이전과 국산개발 등 해결해야할 현안들을 차질없이 진행하기 위해 책임있는 사람이 맡는 것이 여러가지 면에서 유리할 것으로 판단되어 맡게 됐습니다.

-정보통신 서비스 분야로는 아남도 첫 출발인 셈입니다. 신규통신사업자로서 앞으로의 역할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먼저 가장 중요한 것이 TRS와 관련된 기술개발입니다. 특히 TRS는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이동통신서비스가 아니라 산업현장에서 물류비용을 줄이는데 활용되는 산업용 이동통신 수단입니다. 따라서 아남은 앞으로 각 물류업체들이 요구하는 최적의 응용 소프트웨어를 개발, 공급함으로써 사회간접자본 비용을 줄이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공익 사업자로서 이용자에게 고품질의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기회에 국민들에게 고품질의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기 위해서는 기존, 신규사업자들간 기지국 공유화도 사업개시 전 반드시 실현돼야 할 문제라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최근들어 국내 이동통신서비스 사업자들이 경쟁적으로 요금을 인하하고 있습니다. 특히 그간 통신사업을 일컫어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말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신규통신사업자가 올해에만 무려 27개사가 탄생, 본격적인 경쟁체제로 돌입했습니다. 무한 경쟁시대에 있어 살아남기 위한 아남의 경쟁력 확보방안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요.

▲말씀하신 대로 이제 통신사업이 가만히 있어도 이익이 남는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특히 개인휴대통신(PCS), 위성휴대통신(GMPCS)등 다양한 이동통신매체들이 속속 등장함으로써 앞으로 경쟁에서 이기기 못하면 기업인수및 합병(M&A)를 당하거나 아예 문닫는 사업자들도 나올 것으로 봅니다. 이미 미국에서는 이같은 추세가 두드러 지고 있어 국내에도 곧 바람이 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따라서 아남도 이같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특화된 서비스를 적기에 제공해 가입자를 확보하는 등 TRS의 보급확산에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면 무한경쟁의 파고를 무난히 넘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십시요. 아남은 반드시 국내 TRS산업의 보호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그 역할을 다하는 사업자가 될 것입니다.

-바쁘신 데도 오랜 시간 좋은 말씀을 해주셔셔 감사합니다. 앞으로 국내 정보통신산업의 발전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주실 것으로 기대합니다.

<정리=김위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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