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정민 한국전자 브라운관사업부장

『삼성전관, LG전자, 오리온전기 등 선발 대기업 3사가 포기한 흑백 브라운관사업을 한국전자가 최근 다시 시작한 이유는 최고경영자의 경영철학인 수직계열화 전략의 일환입니다. 한국전자는 23년 동안 TV조립사업을 해 오면서 핵심부품의 수급차질에 따른 매출기회 손실과 가격경쟁력 저하로 상당한 애로를 겪어 왔습니다.』

서정민 한국전자 브라운관사업부장은 흑백 브라운관사업이 선발업체에는 포기대상이 됐지만 자신들에게는 기회사업이자 전략사업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전자 외에도 아직까지 국내에는 40개에 달하는 업체가 월 13만개 정도의 흑백 브라운관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한국전자는 흑백 브라운관을 생산한 지 두달도 안됐지만 벌써부터 국내 수요자로부터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그동안 동남아산 제품을 수입해 왔던 고객들은 비슷한 가격에도 품질과 납기는 물론 사후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매우 만족스럽다며 저희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할 정도입니다.』

서 부장은 사양산업이라는 인식이 강한 흑백 브라운관도 아직 내수시장이 월 13만개, 세계시장은 2천3백만개나 되는 등 사업성이 있고 특히 국내 세트사업을 위해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일본의 경우에도 세트업체들이 수입제품을 제쳐두고 호쿠도전자라는 흑백 브라운관 생산업체로부터 비싼 가격으로 고품질의 제품을 공급받고 있습니다. 비디오 도어폰이나 CCTV, POS단말기 등 흑백 브라운관을 필요로 하는 사업체들은 자신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호쿠도전자가 필요한 것이지요. 이같은 사정은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서 부장은 『현재는 월 2만개밖에 생산하지 못해 국내 고객에게 제품을 우선 공급하고 있지만 단계적으로 오는 98년까지 의료용 등 고부가 제품 위주로 월 10만개 이상의 흑백 브라운관을 생산해 수출에 주력하고 또 이를 고급 모니터로 세트화해 부가가치 창출을 꾀할 계획』이라며 오는 2000년까지 흑백 브라운관업계에서 세계 1위로 올라서겠다고 힘주어 말한다.

서 부장은 51년생으로 국내 최초로 흑백 및 컬러TV 조립사업에 뛰어든 한국전자에 지난 78년 입사, 11년간 TV개발업무를 담당했고 88년부터는 품질보증부장, 구매조달부장을 역임하는 등 18년 동안 브라운관분야에서 줄곧 일해 왔다.

〈유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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