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영화메이저, 인터넷이용 사이버 마케팅 붐

『여기는 인터넷시티.「소니픽처즈」라는 간판이 걸린 극장문을 열면,눈앞에 미로들이 펼쳐진다.마치 IC칩을 연상시키는 복잡한 길을 따라가라 보면 수많은 방과 마주친다. 현란한 그래픽으로 손님들을 유혹하는 6천개의 방 어딘가에는 무려 2만 달러의 돈이 숨겨져 있다.』 지난해 여름 소니픽쳐즈가 개최했던 인터넷 그래픽 머드게임의 한 장면이다.소니측은 SF영화 <코드명J>의 미국개봉과 함께 전세계 네티즌들을 이 가상시나리오 게임쇼에 초대했다.

참가자들은 영화속의 첩보원 키아누 리브스가 된 기분으로 인터넷을 누볐다.게임은 비록 가상의 세계에서 열렸지만 가장 먼저 비밀의 장소를 발견한 사람에게는 현금 2만 달러가 돌아갔다.

현재 미국의 메이저 스튜디오들은 영화 홍보를 위한 사이버 마케팅의 일환으로 앞다투어 이같은 「인터넷게임쇼」를 개최하고 있다. 테마파크 견학이라든가 멀티플렉스 영화관람은 이미 네티즌들에게는 식상한 메뉴다.상금을 내걸어잠재고객을 불러들인 뒤 줄거리를 살짝 엿보여 주면서 흥미를 돋구는 인터넷 게임쇼는 극장개봉전에 효과를 볼 수 있는 최적의 전자마케팅 중하나다.

우리나라에 진출한 할리우드 직배영화사나 비디오사 중 인터넷 한글사이트를 만들어 전자게임쇼를 개최한 곳은 아직 없다. 본사차원에서 사이버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국내의 경우 인터넷을 이용한 프로모션이 극장흥행이나 비디오판매와 연결되기 힘들다는 판단 때문.액션대작의 개봉이나 출시를 앞두고 그때그때 홍보사이트를 개설했을 뿐 상시 열리는자체 홈페이지 개설은 한 곳도 많지 않다.

최근 영화가 아니라 비디오직배사인 CIC에서 계획하고 있는 「12몽키즈 출시기념 인터넷퀴즈쇼」는 <코드명J>식의 대규모 그래픽 머드게임쇼와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국내최초의 사이버 마케팅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홈페이지(http://www.iWorld.net)를 개설한 CIC는 12몽키즈가 신세대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에 착안, 10월 중순부터 인터넷퀴즈를 이용한 마케팅을 실시하기로 했다.

CIC측은 「12몽키즈에서 브루스 윌리스를 미래의 과학자들이 과거로 투입한 이유?」를 비롯 3문항을 홈페이지의 사이버 퀴즈란에 올린 후, E메일로 정답을 보낸 네티즌 중 추첨프로그램을 통해 뽑힌 응모자에게 필립스 전자제품 등을 보내줄 예정이다.

가상의 공간에서 실시하는 프로모션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다이렉트 마케팅효과를 거둘 수 있으며 많은 인력과 경비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에서 흥행대작의 마케팅 비용에 최소 1억 이상을 투자해온 직배사 및 대기업계열 국내 비디오업체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선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