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지 확인규정을 위반한 중국산 플로피디스크 드라이브(FDD)가 국내에 대량 유입되고 있어 관련업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일부업체가 중국에서 생산된 FDD를 대량으로 들여와 용산 전자상가를 중심으로 정상 유통제품의 가격보다 대당 4천∼5천원 정도 싸게 판매하면서 정품의 판로를 막거나 출혈 가격경쟁을 초래하는 등 갖가지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
중국에서 수입해 용산 등지에서 판매한 FDD수량은 지난 7∼8월 두달동안 3.5인치 제품과 5.25인치 제품을 모두 합쳐 3만여대 규모에 이르는데, 현재 용산전자상가에서 정상적인 유통과정을 통해 판매되는 FDD수량이 월평균 3만∼3만5천대가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적은 물량이 아니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중국산 FDD의 대량유입으로 그동안 상가에서 2만8천∼3만원선에 판매되던 국산 FDD의 가격이 최근 2만4천∼2만5천원으로 4천∼5천원 정도의 가격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조립PC업체들과 매장 운영자들이 값싼 중국산 FDD구매에 적극 나섬에 따라 국산 FDD제품의 買氣가 격감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현재 국내에 유입되고 있는 중국산 FDD는 삼성전기가 해외 유통을 목적으로 중국의 동관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이지만 원산지 확인규정에 따라 수입선 다변화 품목으로 지정돼 근본적으로 수입이 불가능한 제품이라는 점에서 정부의 단속이 시급하다.
원산지 확인규정에 따르면 일본산 FDD는 물론 우리나라 기업이 제3국에서 이를 생산하더라도 일본산 부품을 40% 이상 사용할 경우에는 일본산 제품으로 간주해 對韓수입이 불가능하도록 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굴지의 D제분은 한 업체를 최종 수입자로 지정해 3.5인치 FDD 1만대를 수입했으며 컴퓨터 수입, 판매업체인 S코리아는 3.5인치와 5.25인치 FDD가 함께 포장돼 있는 제품 1만세트를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특히 이들 회사는 일본산 부품이 40% 이상 포함돼 있어 원산지를 일본으로 표기해야 하는 중국산 FDD를 수입하면서 수입불가 판정을 받을 것을 우려해 원산지를 일본이 아닌 다른 국가로 허위표기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데, 현재 관세청과 경찰청으로부터 각각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기는 중국산 FDD가 많이 들어올 경우 브랜드 이미지는 물론 국내 FDD시장의 기반이 크게 위협받을 것으로 보고 수입업체들에 대한 관계기관의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적절한 대응책을 강구해나갈 계획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생산자가 삼성전기라 하더라도 중국산 FDD에 대해서는 무상으로 애프터서비스(AS)해줄 의무가 없기 때문에 이를 구입한 소비자들이 AS와 관련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소비자들이 제품 겉면에 표기돼 있는 생산국 표시를 확인하고 제품을 구입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최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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