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의 컬러 브라운관용 유리벌브 생산국인 한국이 이제 흑백 브라운관용 유리벌브를 수입해야 하는 입장이 됐다.
삼성전관, LG전자, 오리온전기 등 국내 브라운관 3사가 흑백 브라운관 사업에서 일제히 철수, 컬러로 전환하면서 삼성코닝, 한국전기초자 등 유리벌브업체도 지난 92년부터는 컬러 브라운관용 유리벌브만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지난 70년 초 흑백 브라운관 및 유리벌브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20여년이 지난 지금은 흑백은 모두 사라지고 컬러만이 남게 된 것이다. 그만큼 산업의 고부가가치화, 고도화가 이루어진 셈이다.
하지만 뒤늦게 흑백 브라운관 사업에 참여한 한국전자는 국내 디스플레이산업의 고도화로 고달픈 신세가 됐다. 흑백 브라운관의 핵심부품인 흑백 유리벌브가 국내에서 전혀 생산되지 않아 해외에서 수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주산기기용 터미널이나 POS단말기용으로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흑백 브라운관의 양산에 나선 한국전자는 대만과 일본을 왕래하며 흑백 유리벌브를 구하기에 이념이 없다. 그러나 흑백 유리벌브가 컬러에 비해 시장규모가 작고 부가가치도 떨어져 세계 주요 유리벌브 생산업체들이 거의 시장에서 철수한 상태여서 수급이 결코 만만하지 않은 실정이다.
한국전자는 일본과 동남아를 전전하며 흑백 유리벌브 생산업체들을 물색한 끝에 10인치 이상 제품은 대만의 픽뷰社에서, 10인치 이하 소형제품은 일본의 시바손에서 각각 공급받기로 계약을 체결하는 등 마침내 안정적인 공급원을 확보했다.
세계 최대 브라운관 생산국으로 자리를 굳힌 국내 디스플레산업의 찬란한 앞마당 뒤에는 흑백 유리벌브의 공급처가 없어 해외로까지 나가야 하는 흑백 브라운관 생산업체의 어려움도 있는 것이다. 한국전자의 사례는 국내산업 고도화의 이면에 가려진 틈새시장 공략업체들의 어려움을 대변하고 있다.
〈유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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