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과기처 국감 쟁점 점검 (하);기초과학 육성

통신과학기술위원회(위원장 강창희)의 과학기술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가장 큰 결실은 「과학의 대중화와 기초과학 육성에 정부와 국회가 따로 없다」는 점을 확인시켜 준 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김형오 의원(신한국당, 부산 영도)은 『과학기술의 대중화를 위해 과기처가 현재 적극 추진하고 있는 과학기술전용 케이블TV 방송국 설립이 시의적절한 것』이라고 높이 평가하고 방송국의 운영주체와 재원조달 방안 등에 큰 관심을 보였다.

홍인길 의원(신한국당, 부산 서구)은 『포항제철이 97년부터 포항공대 방사광 가속기 지원을 전면 중단하면 가속기의 정상적인 가동이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반도체, 물리, 화학, 철강, 의학 등 기초과학 연구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국가적 연구자원인 가속기의 운영에 필요한 재원을 전액 국고에서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 「과기처로부터 동감」이라는 답변을 이끌어냈다.

이처럼 질의에 나선 통과위 소속 의원들은 모두 한목소리로 과학의 대중화와 기초과학 육성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열악한 연구환경에 대해서는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성의를 보여, 과기처를 즐겁게 했다. 국정감사장 분위기만 봐서는 「누가, 누구를 감사하는지조차 알기 어려울 정도」였다.

이에 대해 기초연구조정관실 관계자는 『우리나라 기초과학을 위한 연구현실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반증해 주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풀이를 내놓으면서도 『의원들의 질문이 기초과학 육성이라는 당위성을 강조한 것까지는 좋으나 대안제시 측면에서는 「함량미달」인 질문이 대부분을 차지해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매년 1백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포항공대 방사광 가속기의 빔 건설비 등으로 보조해왔으며 국회에 제출한 내년 예산에는 이 자금에다 운영비로 이미 24억원을 신청해 놓은 상황에서 『엄연히 포항공대 소유인 방사광 가속기의 운영자금을 전액 정부가 지원하는 것은 명분이 없다』는 설명이다.

한편 유용태 의원(신한국당, 서울 동작)은 『세계 최첨단기술을 강조한 나머지 막상 필요한 중급기술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무리하게 첨단기술 개발에 매달리기 보다 산업화를 위한 기반기술의 개발에 역점을 둬야 한다』고 정책대안을 제시, 과기처 관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이번 과기처 국정감사의 또 다른 특징은 과기처 직원들이 이처럼 「사탕발림의 칭찬」보다 「따끔한 대안」을 훨씬 더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서기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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