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전략제품의 하나로 꼽히고 있는 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 플레이어의 출시를 눈앞에 두고 있으나 관련 소프트웨어와 세제 등 주변여건이 뒷받침되지 않아 시장형성이 예상외로 상당기간 미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일본전자업체들이 DVD플레이어를 출시한데 이어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전자업체들도 이르면 올 연말부터 가전시장을 겨냥한 DVD하드웨어제품을 출시하는 한편 내년 1, 4분기 중에는 컴퓨터시장을 겨냥한 DVD롬 드라이브를 내놓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하드웨어 제조업체들의 이같은 발빠른 움직임과는 달리, 국내 소프트웨어업체 대부분이 DVD 보급확산에 관건을 쥔 타이틀 제작을 하드웨어 출시 이후로 미루고 있고, 아직 DVD플레이어에 대한 세제문제역시 해결책을 차지 못해 국내 DVD 관련시장은 일러야 오는 2000년께나 형성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DVD 관련 시장의 형성을 위해서는 정부차원에서 하루빨리 세제문제가 해결돼야 하는 것과 함께 국내 업체끼리의 공동 타이틀개발 등을 통한 원활한 소프트웨어 공급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삼성영상사업단과 LG미디어 두 회사는 지난해부터 계열 전자업체들을 지원하기 위해 DVD타이틀의 판권확보에 나서고 있으나 해외 영화메이저들이 판권공급을 기피, 홍콩이나 우리 영화 등을 중심으로 DVD판권을 확보하거나 일부데모버전을 제작하는 것에 그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소 CD롬 타이틀업체들도 그동안 DVD에 관심을 갖고 판권확보에 주력해 왔으나 여태까지 기존의CD롬 타이틀을 DVD에 옮겨담는 작업 이외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세계적인 시장조사업체인 IDC가 최근 미국소프트웨어제작자 2백여개업체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전체 대상업체들 중 7%만이 DVD타이틀을제작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 국내 소프트웨어업체들이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 DVD타이틀의 판권을 확보하기가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이와함께 정부가 DVD의 초기시장형성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특소세 등 세제문제에 대한 명확한 원칙을 마련치 못하고 있어 이같은 세제문제가 자칫 DVD플레이어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DVD플레이어에 적용될 세금은 비디오CD에 적용하고 있는 잠정세율 10.5%(특별소비세)에다 교육세와 부가세 등 간접세까지 포함하면 무려 25%에 달해 일본전자업체들과의 가격경쟁력에서 밀려 초기시장을 놓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그동안 각종 멀티미디어 제품들이 소프트웨어 부족과정부정책의 미비 등으로 인해 초기시장형성에 어려움을 겪은 것과 마찬가지로 DVD관련시장도 이같은 요인 때문에 당초 예상보다 보급확산에 어려움을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철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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