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4주년특집] 정보인프라 점검-해외 정보통신산업 신조류

컴퓨터 SW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컴퓨터산업환경에서 한 시대를 풍미하는 기술 패러다임의 주기는 그만큼 단축되고 있다. 따라서 멀지않은 과거에는 꿈으로만여겼던 컴퓨팅기술이 바로 우리의 눈앞에 펼쳐지며 현실이 되고 있고 또 머나먼 미래로만 생각했던 꿈의 기술도 벌써 그 싹이 움터 실현될 날이 다가왔다는 기대를 주고 있다.

이미 선 마이크로시스템스의 스콧 맥닐리 회장이 『컴퓨터는 네트워크다』라고 설파했듯이 오늘날의 컴퓨터는 네트워크, 특히 인터넷환경과 불가분의관계에 있다.

스탠드얼론 PC는 의미가 없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예 네트워크로 연결해쓰도록 만든 컴퓨터가 미래를 주도할 것이라는 예견이 설득력을 더해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래서 나온 것이 바로 「네트워크 컴퓨터(NC)」다.

지난해부터 오라클을 비롯해 일부 컴퓨터업체가 개념적으로만 주창하기 시작한 이 새로운 컴퓨터는 올들어 시제품 공개와 관련업체의 기술규격에 대한합의를 계기로 1년새에 상품화가 급진전되고 있다.

PC 기능을 단순화해 철저히 네트워크에 의존, 모든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NC는 가격도 5백달러 정도로 누구나 쉽게 구입할 수 있어 기존 PC의 영역을빠른 기간안에 대체해나감으로써 컴퓨터시장에 새로운 지도를 그릴 전망이다.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 회장은 오는 2000년께 가서는 NC 수요가 기존 PC를능가할 것으로까지 내다보고 있다.

물론 NC가 PC를 능가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지만 앞으로이 시스템이 본격적인 보급단계에 이르면 PC와 함께 정보 인프라의 또 다른중요한 축을 형성할 것은 분명하다.

한편 현재의 PC가 너무 복잡하고 어렵기 때문에 가전제품처럼 보다 다루기쉬운 이른바 이지(Easy)컴퓨터에 대한 필요성도 강력히 제기돼 왔다.

이에 따른 기술개발로 현재 PC에서 어떠한 주변기기와도 연결할 수 있는 PnP(플러그 앤드 플레이)기능 채용은 일반화되었고 이제 키보드나 리모컨으로멀리 떨어져 앉아서도 대형모니터를 간단히 작동할 수 있게 됐으며 나아가음성인식 기술을 내장, 말로 모든 컴퓨터를 작동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게됐다.

이는 또 급속히 진행되는 컴퓨터와 가전제품 결합추세와도 맞물리는 현상이다. PC의 멀티미디어화가 가속되면서 PC를 중심으로 TV와 오디오, 전화 등일반 가전기기까지를 모두 결합하는 시도가 진행되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SIPC(단순대화형PC)나 컴팩이 추진하는 PC를 중심으로한 가정자동화계획은 PC로 TV를 보거나 오디오를 듣거나 전화를 걸고 나아가에어컨, 난방기기를 조절하고 보안시스템까지 제어하는 일에까지 컴퓨터 기능을 확장시켜 PC를 명실상부한 가전제품의 구심점으로 만든다는 데 있다.

한편 소프트웨어 분야의 최근 흐름으로는 3차원그래픽 기술의 급부상을 꼽을 수 있다.

군사, 과학용으로 전문가들이 주로 사용하던 이 기술이 산업현장은 물론가정으로까지 급속히 파급되면서 이젠 PC에서도 박진감 넘치는 3차원 영상을즐길 수 있는 것이다.

3차원그래픽을 지원하는 고성능 칩세트와 그래픽 가속기가 잇따라 등장하면서 PC를 통해 생동감있는 입체영상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인데 이러한 3차원처리기술은 색 표현 제약 등 아직 극복해야 할 문제가 있지만 컴퓨터 활용폭을 무한히 넓히면서 향후 컴퓨터 시장의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사람의 말을 알아듣도록 하는 음성인식 기술도 최근 소프트웨어 분야에서각광받는 기술이다.

아직은 공상과학영화에 나오는 로봇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개별 단어나 짧은 명령어를 알아듣는 단계를 넘어 연결 단어를 인식하는 수준에 도달했다는평가다.

그 결과 IBM이 OS/2워프의 차기버전인 「머린」에는 음성인식 기능을 부가하기로 하는 등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한 소프트웨어 출시가 잇따르고 자동통역 시스템 등의 고도화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인공지능에 기반한 객체지향 프로그래밍 기술도 소프트웨어 구조가 복잡해지고 개발시간이 오래 걸리는 추세에 대응, 갈수록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소프트웨어를 여러개의 부분(모듈)으로 나눠 개발작업을 진행하면서 각 부분의 기능 및 데이터 교환의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완성된 제품을 만드는 것이 인공지능에 기반을 둔 객체지향 기술이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 등 상당수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이런 기술을 활용하고 있지만 최근들어 이 기술이 더욱 발전하면서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도 스스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쓸 수 있는 날이 도래할지도 모른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객체지향 디자인(OOD) 및 프로그램 신속개발(RAD) 기술은 그런 방향으로나가는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슈퍼컴퓨터분야에서는 초병렬처리(MPP)기술의 발달로 프로세서를 수백개에서 수천개씩 연결, 컴퓨팅파워를 무한대로 확장하는 길이 열리고 있다. 이에 따라 초당 1조번의 부동소숫점을 처리하는 테라플롭스급 시대가 멀지않아 도래할 전망이다.

미국 산디아연구소가 올 11월에 도입, 운용할 1.8테라플롭스의 수퍼컴퓨터는 9천18개의 인텔 펜티엄칩을 초병렬로 연결한 것. 단순계산으로도 이는 초당 1조8천억번의 부동소숫점을 처리하는 엄청난 속도다.

기초과학분야에서 신물질의 원자구조 분석이나 완벽한 3차원의 항공기설계또는 핵무기 모의실험을 한치의 오차도 없이 수행하는 테라급 슈퍼컴퓨터는과학분야를 넘어 이제 자동차, 항공, 나아가 엔터테인먼트 등 산업분야서도필요성이 증대되면서 위력을 발휘하게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98년까지 3테라플롭스의 슈퍼컴퓨터를, 2000년까지는 10테라플롭스급의 컴퓨터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컴퓨터산업의 숨가쁜 기술발전은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신속히 대응하고 첨단기술로 먼저 고객의 수요를 창출, 시장을 선점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존경쟁의 원리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구현지, 오세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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