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4주년특집] 정보인프라 점검-PC 신기술

올해 정보통신기업과 연구소들은 멀티미디어기능과 네트워크를 하나로 묶는 데 필수적인 핵심기술을 대거 개발했다. 또 이를 제품화하는 응용기술도급진전해 불과 5년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첨단 멀티미디어PC가 국내에서도 속속 등장해 정보인프라의 주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PC의 핵심기술은 크게 PC에 직접 적용되는 「기반기술」과 양방향 정보교신을 위한 「통신기술」, 이를 응용한 제품을 만들어내는 「응용기술」 등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최근 개발된 기반기술 중 주목할 만한 것은 마이크로프로세서 공급사인 인텔사의 야심작 MMX(MultiMedia Extension)를 꼽을 수 있다. MMX는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신속하게 처리해주는 신기술로 이 명령어를 사용할 경우 양방향비디오와 가상현실, 음성인식, 2D 및 3D, 영상데이터 압축재생 등에 걸리는시간을 지금의 절반에서 10분의 1 정도로 크게 줄일 수 있다.

인텔은 이미 MS, ATI, IBM, 크리에이티브랩 등 주요 소프트웨어업체와 칩세트업체가 MMX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어 내년 상반기에는 옵션보드가하나도 없는 멀티미디어PC가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 삼보, LG 등 PC업체와 석정, 성원 등 주기판 생산업체들도 이르면 연말께 MMX를 지원한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어서 내년에 MMX시대의 개막을 예고하고 있다.

MMX와 함께 영상처리분야의 신기술인 「AGP(Advanced Graphics Port)」도눈여겨 보아야 한다. AGP는 디지털 편집기능을 갖춘 MPEGⅡ 응용제품 대중화에 대비한 차세대 기술로 데이터 전송버스의 클록속도를 기존 33에서 66∼1백33까지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에 대용량 멀티정보를 입출력해야 하는 디지털 영상편집기에 적용될 유일한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업체로는 삼성,삼보 등 PC업체와 가산, 석정 등 보드업체가 AGP 관련기술을 연구하는 단계로 칩세트가 본격 공급될 내년초에나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니버설시리얼버스(USB)도 내년부터 컴퓨터의 내부구조를 크게 개선할 신기술이다.

USB는 컴팩, 디지털, 인텔, IBM 등 7개사가 연합해 개발한 규격으로 현재각기 다른 인터페이스를 채택하고 있는 키보드, 마우스, 조이스틱, 스캐너,적외선포트 등을 하나의 공통포트로 통일한 것이다.

특히 주변장치를 삽입하면 즉시 사용할 수 있는 플러그&플레이 기술을 기본으로 채택하고 있고 이론상 1백27개까지의 다양한 주변장치를 연결할 수있어 복잡한 컴퓨터 배선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다. 외부장치 연결단자를통일해 주기판 양산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데다 전송속도도 최대 12M까지 가능해 내년부터는 주기판업체들이 제품에 기본사양으로 도입할 전망이다.

USB는 대부분의 국산 주기판업체들이 지원하고 있으며 삼성, LG, 대우 등PC업체들도 이를 지원한 제품을 연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통신기술분야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디지털기술이다.

특히 비동기전송모드(ATM)는 차세대 정보통신망을 구축하는 데 필수적인요소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ATM은 광케이블을 근간으로 한 종합정보통신망을 실현시키는 데 필수적인 교환기술로 최대 전송속도가 요즘 많이 사용되는28.8k급 모뎀보다 2만2천배나 빠른 6백22M나 되며 일반 가입자가 1백55M의속도로 다양한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다.

이 정도의 속도면 「꿈의 미디어」라 불리는 주문형비디오(VOD)를 설치해놓고 가정에서 수천 편의 영화목록에서 원하는 영화를 골라보는 데 전혀 무리가 없다.

케이블모뎀 관련기술은 미래 가정과 사무실의 모습을 완전히 뒤바꿔 놓을가능성이 크다. 케이블모뎀이란 가정마다 거미줄처럼 깔린 케이블TV망을 이용해 디지털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게 설계한 제품으로 최대 40M의 전송속도로 멀티정보를 전송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 네트워크보다 4배나 빠른 차세대 통신제품으로 유력시되고 있다. 케이블모뎀은 특히 일반 가정에까지 단말형태로 보급된다는 점에서 전화를 비롯한 디지털 정보기기와 연동될 경우 전화망을 근간으로 한 기존 정보통신사업의 판도를 재편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가산전자, 서한전자, 자네트시스템,콤텍시스템 등 10여 업체가 케이블모뎀을 개발중이다.

무선적외선통신(IrDA)도 올들어 급신장한 첨단기술분야다. 기존 적외선통신은 단순한 텍스트 문자정보나 신호를 전달한 리모컨 수준의 무선통신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최근 발표된 IrDA는 속도가 1백15.2k로 직렬통신규격인 RS-232C 수준으로 크게 개선됐다.

IrDA는 노트북PC나 팜톱, 전자수첩, 개인휴대단말기(PDA) 등 휴대형 정보기기에 담긴 정보를 네트워크 파일서버, 개인의 데스크톱PC, 레이저프린터에전송, 인쇄할 때 디스켓에 담아 복사하거나 휴대형 컴퓨터를 네트워크에 연결시키는 번거로움을 개선해준다.

석정전자, 성원정보 등 주기판 생산업체들과 주요 PC업체들은 이미 4, 4분기부터 출시된 제품에 대부분 IrDA기능을 기본탑재하고 있으나 수신부가 옵션형태로 판매돼 내년초부터 대중화될 전망이다.

관련업계는 IrDA는 현재 1∼2m 전방에서 작동해야 한다는 기술적인 한계가있지만 HP, IBM, 샤프, 모토롤러 등 공룡기업들이 새로운 규격을 잇따라 제안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30m 이상에서도 정보전달이 가능하고 처리속도도10M 정도로 개선된 제품이 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말 대중화될 첨단응용기술은 앞서 소개한 기반기술과 통신기술을 바탕으로 인터넷을 적극 접목시키고 있는 게 특징으로 인터넷 화상회의시스템,인터넷TV 시청, 인터넷폰, 네트워크PC(NC) 등 인터넷 관련기술을 집약한 첨단제품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국내에는 삼성, 삼보, LG 등주요 PC업체들과 한솔, 가산, 석정, 서한 등 보드 생산업체들이 대부분 이들기술을 토대로 한 인터넷 관련제품을 집중 개발해 출시를 앞두고 있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96년이 인터넷 기반을 구축하는 단계였다면 내년은 인터넷 영상시대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즉 PC용 디지털카메라를 이용해 지구 반대편에 있는 네티즌과 화상회의를 실시하거나 미국 유료채널의 영화를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에 받아보는 등 영상정보의 유통이 크게 늘어날게 분명하다. 전문가들은 또 시내전화요금으로 외국 지점이나 거래선, 친구등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인터넷폰 기능이 사운드카드나 팩스모뎀에 기본내장될 것이며 인터넷 전용 PC와 인터넷 가능 와이드TV도 40만∼50만원대로가격이 떨어져 판매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PC 관련 신기술이 속속 개발돼 PC에 채용된다는 것은 한마디로 PC의 역할이 그만큼 증대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PC는 단순한 데이터처리의 역할에서 벗어나 정보교환 및 통신을 위한 주요 수단으로서 TV 및 전화기등 그동안 정보인프라의 척도로 여겨졌던 정보통신장비들의 역할을 대체해가고 있다.

결국 PC의 역할증대와 보급확대는 바로 우리 사회의 정보화를 실질적으로이끌어 가는 인프라가 되고 있는 것이다.

〈남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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