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4주년특집] 정보인프라 점검-무선통신

정보통신혁명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종전 정보통신의 환경이 유선 위주로발전돼 왔다면 21세기를 불과 4년 앞둔 오늘의 시점에서는 무선통신이 만개해 정보통신의 미래를 열고 있다.

오늘날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보기술(Imformation Technology)의 급격한 발전이 정보통신 발전의 밑거름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보화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의 생활에 이동통신서비스가 생활필수품이아니라고 아무리 강조해도 믿을 사람이 없을 정도로 정보통신은 이미 우리의생활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으며 생활모습을 바꾸고 있다. 정보통신이 현대인의 생활을 바꾸는 계기가 되는 등 새로운 패러다임을 끊임없이 재창출하는 것이 바로 지금의 정보통신 환경인 것이다.

비근한 예로 요즘 일상생활 주변에서 자주 접하는 무선호출기(삐삐)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삐삐의 경우 보급확산이 불과 수년 사이에 급속히 진행돼 지난해 가입자가1천만명을 넘어 1천2백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주로 10대들이 많이 애용하는 삐삐의 보급이 확산되다보니 이들 사이에서자기네끼리 비밀리에 사용하는 이른바 「삐삐은어」라는 신조어가 나돌 정도로 우리 생활 깊숙이 정보통신이 자리잡고 있다. 마치 오늘날의 자동차가 레저나 업무용으로 현대인의 생활에 있어 필수품으로 간주된 것처럼 삐삐에 대한 인식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들 신세대 사이에서 삐삐가 최고의 생일선물로 자리잡은 지 채몇해되지 않은 시점에서 요즘의 생일선물로는 셀룰러(이동전화기)가 최고로부각되고 있다. 셀룰러 가입자가 2백50만명을 돌파하는 등 최근들어 폭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바로 이같은 맥락에서다.

물론 삐삐나 셀룰러의 보급확산이 국민소득 향상과 단말기 가격, 가입비하락, 그리고 경쟁사업자의 출현 등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도 부인할 수없다.

국내에서 정보통신 바람이 거세게 불기 시작한 것은 10년 전쯤인 지난 85년의 일이다. 정부의 전파이용 촉진정책에 따라 AMPS방식 아날로그 이동전화서비스가 본격 도입되면서 전파기술의 발전은 가히 혁명적이라는 표현이 적당하다.

이동전화시장에서의 새로운 바람이 바로 대표적인 예다. 올 초만 해도 시스템의 불안정으로 인해 서비스가 제대로 안될 것이라는 예상을 불식하고 코드분할 다중접속(CDMA)방식 디지털 이동전화서비스가 고속성장세를 구가하고있다.

지난 4월 한국이동통신과 신세기통신이 세계 최초로 CDMA방식 디지털 이동전화 서비스를 개시한 후 6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가입자 20만명돌파」라는 대기록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디지털 이동전화서비스의 쾌속행진이 지속될 경우 올해말 한국이동통신이50만명을, 신세기통신이 30만명을 각각 수용해 서비스 개시 초기연도에 80만명의 가입자를 유치하는 데 이어 내년에는 2백만명 돌파라는 사상초유의 대기록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 등 「디지털 바람」이 거세게 불고있다.

이 CDMA방식 디지털 이동전화 서비스는 기존 이동전화 서비스가 아날로그방식으로 1개의 주파수에 1개의 신호만을 보낼 수 있는 반면에 1개의 채널을이용해 10개 이상의 신호를 동시에 보낼 수 있어 주파수의 효율이 높아 그만큼 경제적이다.

또 현재 이동전화 가입자가 겪고 있는 통화단절과 통화중 혼신 등을 말끔하게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첨단기술로 각광받고 있어 앞으로 성장가능성이무궁무진한 편이다.

특히 이 기술은 유럽이 시분할 다중접속(TDMA)방식 디지털 이동전화 서비스(GSM)를 제공하고 있어 이들 국가보다 한발 앞선 차세대 이동통신서비스로우리의 통신주권을 지킬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있다.

무선통신 분야에 있어 아날로그 이동전화나 삐삐가 제 1세대 이동통신서비스라면 디지털 이동전화 서비스는 분명 제 2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로 한 단계진보된 무선통신 서비스다.

하지만 이 기술의 진가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곧 서비스가 개시될 개인휴대통신(PCS) 등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위한 기반기술로 활용할 수 있어 그 활용도는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디지털 이동전화 서비스보다 진보된 제2.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로 간주되고 있는 PCS사업자인 한국통신, LG텔레콤, 한솔PCS사업자등 3개 사업자가 새로 탄생했다.

이들 3개 신규 통신사업자들은 오는 98년초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현재 관련 기술개발 등 사업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기에다 보행중 편리하게 이동통신을 제공할 수 있는 발신전용 휴대전화(CT2), 주파수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주파수공용통신(TRS), 이동중인 차량의 위치 등을 파악할 수 있는 무선데이터통신 등 새로운 이동통신 역무를담당할 신규 통신사업자가 무려 20여개 이상 탄생, 공중파전쟁을 방불케 할정도로 무선통신 인프라가 확대일로로 치닫고 있다.

이 가운데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인 PCS서비스는 기존 8백 대역 차량중심인 셀룰러 이동통신에 비해 보행자 중심의 보편적이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PCS사업자들간 이해관계로 인해 주파수대역(1.8)만 다른 음성서비스 중심의 셀룰러 이동전화 서비스로 추진, 기존 이동전화 서비스 사업자와의 차별화가 뚜렷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같은 정보통신 인프라의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해 음성서비스는 물론이고데이터, 메시지, 영상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서비스를 주고받도록 해주는 새로운 개념의 이동통신시스템 등장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제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인 미래 공중육상 이동통신시스템(FPLMTS)으로현재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주도로 오는 98년까지 표준안 마련을 위한 작업이 활발하다.

플림스 표준화작업은 이미 지난 92년 열린 WARC(World Administrative Radio Conference)회의에서 무선사용 주파수를 1.855∼2.035 대역과 2.110∼2.200 대역으로 지정했으며 세계 공동표준을 제정해 지상망 및 위성망에 연결할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이동단말기를 접속 처리할 수 있도록 방향을 설정해놓고 있는 상태다.

플림스는 2000년대 초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이동전화 가입자의 요구에 따라 공중전화망(PSTN) 및 종합정보통신망(ISDN)과 같은 다양한 통신서비스를하나, 또는 그 이상의 무선링크를 통해 제공하는 서비스다.

전세계의 로밍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이 플림스는 음성통신을 위해 8급의 정보처리 속도뿐만 아니라 4급의 저속 데이터통신과 32, 64급의 유선가입자들에게 필요한 통신속도 처리, 2급까지의 고속 데이터 서비스를 포함하는 「정보통신의 총아」로 등장할 날이 머지않았다.

플림스 서비스가 도입된다는 것은 기존 무선통신 인프라가 한 군데로 통합된다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현재의 이동전화 서비스는 물론이고 PCS, CT2, TRS, 무선데이터, 삐삐 등을 총망라해 사업자들간 역무구분이 자연히 없어지게 되며 사업자가 주파수만 할당받으면 단방향 또는 양방향 통신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동일 무선접속으로 제공하게 된다.

특히 플림스 서비스가 지니고 있는 최대의 장점은 국내에서 등록된 단말기를 다른 나라에 가서도 자유롭게 사용이 가능하며 위성을 통한 통신까지 연동이 돼 21세기 정보통신 인프라가 만개하게 되는 것이다.

일례로 남극을 탐험중인 모험가가 이 플림스 단말기를 사용하면 본부에서위치확인 등 상황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고 사막이나 열대우림에서도 플림스단말기를 설치해 놓으면 지구촌 구석구석이 연결된다.

사람이 태어나면 개인마다 각기 다른 주민등록번호를 부여받듯이 플림스번호 하나씩을 필수적으로 소지해야 할 날이 머지않은 시절이 우리들 곁에바짝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플림스도 21세기 초반의 일이지 21세기 말까지 지속되리라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정보기술의 발전은 또 다른 정보통신 서비스를 창조, 우리의 생활을 지배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보통신은 미래의 산업이자 인간이 지니고있는 무한한 꿈을 현실로 나타내주는 이상인 것이다.

〈김위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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