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4주년특집] 정보인프라 21세기 생명줄

정보화의 물결이 온 세상을 뒤덮고 있다.개인, 가정, 기업은 물론이고 가장 완고한 조직이라고 할 수 있는 교육기관과 정부 기관까지 정보화를 지고지선의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국가 전체, 더 나아가 지구촌 전체가 정보화를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다.

정보화는 시대적인 요청이다. 정보화에 뒤진 존재는 이미 21세기의 낙오자를 예약해놓은 것이나 다름없다. 21세기에는 네트워크에 연결되지 않은 존재란 존재로서의 가치를 상실한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정보화는 지구상의 모든 존재를 거미줄 처럼 엮는 네트워크의 구축으로 완성된다. 때문에 21세기를 불과 4년여 남겨놓고 있는 지금 「정보화」나 「정보 인프라 구축」이라는 구호는 절대 절명의 명제일 수 밖에 없다.

미래 사회에서 이미 20세기의 공간은 의미가 없다.공간적 위치를 의미하는주소는 네트워크상의 주소로 대체되는 대변혁을 겪게 되는 것이다. 20세기산업사회로 전환에 도로나 항만 등의 기반 시설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던것처럼 정보사회로 무리없이 옮겨가기 위해서는 원하는 정보를 필요로 하는곳으로 빠르게 전달해주는 정보 인프라가 충분히 구축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논리다.

미국의 앨고어 부통령이 주창한 정보고속도로(수퍼하이웨이)는 그런 의미에서 정보 사회를 이룩하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시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가 범국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초고속정보통신망 사업은 21세기 정보화 세상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선택인 셈이다.

그렇다고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고속도로만으로 국가 전체의 도로망이 완성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진정한 의미의 정보화 사회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국가 사회 모든 분야에 필요한 환경을 구축해야하는 것이다. 그것을 준비하고 대비하는 것은 각각의 몫이다. 정보화라는 명제가 아무런 준비없이저절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정부는 정부대로, 기업은 기업에 맞게,개인은 개인적으로 자신들이 필요한정보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를 생활화하는 것이 정보화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정보 인프라 구축에 가장 앞서가는 곳은 아무래도 기업이다. 철저한 정글의 논리만이 존재하는 기업 세계에서 정보화에 대한 무관심은 즉각적인 몰락로 이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들에게는 사무실내에 내트워크를 구축하고 외부 정보를 빠르게 수집하고직원들간의 업무를 전자적으로 처리하는 체제를 만들어 가는 것 자체가 정보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기업들이 늘상 직면하는 경제 환경 역시 급속도로 정보화되고 있다.이른바CALS로 일컬어지는 광속거래나 모든 거래 문서를 전자화 시키는 EDI(전자문서거래),금융산업의 환경을 뒤바꿔버리는 전자 상거래(EC)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러한 것들을 가능할 수 있도록 각종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모든 자료를데이터베이스화하는 것이 바로 경제활동의 인프라스트럭쳐를 구축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산업사회의 상징물인 생산현장도 정보 인프라 구축 대열에서 열외일 수는없다. 각종 생산시설을 자동화하고 제품의 입출고 등 물류체계를 전산화하는일에 경쟁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금까지 변화에 가장 둔감한 조직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관료 집단은 오히려 정보화 사회의 가장 핵심적인 조직으로 거듭나게 될 전망이다.정부 조직이 보유하고 있는 방대한 양의 정보가 정보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일컬어지는 이른바 컨텐트로 활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물리적인 네트워크가 하드웨어적인 인프라라고 한다면 이 하드웨어를 실질적으로 활용할 컨텐트는 소프트웨어적인 인프라인 셈이다.

국가나 사회,기업을 구성하는 최소단위인 개인은 그 자체로서 정보 사회의가장 중요한 인프라이다.정보통신망에 연결된 정보단말기를 직접 다루는 것은 개인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모든 종류의 정보기기는 그것이통신망에 연결될 수 있는 것이라면 훌륭한 정보인프라로 활용될 수 있다. 개인용 컴퓨터,전화기,무선호출기 등은 물론이고 TV나 라디오 등 전통적인 아날로그 매체들도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정보 단말기로 옷을 갈아입게 될 전망이다.

물론 정보 사회를 구성하는 최소단위인 개인들이 정보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준비하는 세세한 작업도 정보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정보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은 초고속망을 깔고 집집마다 영상전화기와 같은 첨단 정보통신기기를 들여놓는 것만이 아니라 산업사회에서 사용하던 묶은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정보 시대에 맞게 개조하고 적응시켜 나가는 것까지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이같은 맥락에서 이제 전자, 정보통신분야는 정보사회의 화려한 개막을 앞두고 온 국민이 풍요로운 정보사회를 만끽할 수 있도록 정보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선봉에 선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최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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